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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말(말, 言, 語) 타고 살지만......

나 아닌 내 2019. 11. 5. 12:20

사람이 하는 짓을 진지하게 검토해 보면 "말 없이 하는 짓"이 아무 것도 없다.

소위 "부작위(不作爲)"라 하는 것 역시 "하지 말자", "하기 싫어" 라는 등의 말이 있게 마련이다.

단지, 두뇌속에만 있어서 입을 거쳐서 소리로 나오지 않는 말인 경우에는 듣지 못 하니 말이 없는 줄 여겨질 뿐 이다.


사람이 [ 말 ]  없이 있을 때는 정신이 깊이 잠 들어 있을 때나,

사람이 [ 언(言), 어(語) ] 없이 있을 때는 의식활동이 정지되어 있을 때 뿐 이다.

정신 활동이 없이 의식활동이 있으면 소위 헛소리, 몽유행이 있게 되고,

정신활동이 약간 있고 의식활동이 있으면 소위 꿈에 빠진 것 처럼인 일이 있게 되고,

의식활동이 없이 정신활동만 있으면 아무 것도 알지 못 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말(言語)"이라 하는 것을 여기서는 세 가지로 구별하고자 한다.

1. 협의(狹義)의 말. : 정신(즉, 내 자신)이 두뇌에 질문이나 명령의 형식으로 하는 말.(남과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은 언어이고)

2. 언(言) : 사람의 두뇌에서 -입과 손을 거쳐서 - 밖으로 표현된 특수한 기호로 된 의사표현.(통상적인 말, 글 이다)

3. 어(語) : 사람의 두뇌 속에 저장되어 있는 서술어(제6 識인 述語)와 평판어(제7識인 意語)와 보조어로, 언(言)을 형성해 내는 자료가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의 언어(2. 3 )만을 말 이라고 알고, 매우 중요한 도구의 하나인 1 (좁은 뜻의 말)은 몰라서 제대로 쓰지 못 한다.

겨우 탄식적 형식에 불과한 자문 자답에나 쓰이는 정도이다.


사람의 삶에 말이 어느 정도나 영향을 끼치느냐는 깊이 탐구해 볼 수록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이 전혀 없으면 바보나, 불구자 처럼 되기 때문이다. 

안다는 것 일체가 말이 없으면 안다고 (말)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름도 말, 서술도 말, 비교도 평가도, 판단도, 결정도 모두가 말로 구성되어 있다.

그 어떤 고민, 번뇌, 걱정도, 그 해답도 모두가 말 없이는 있을 수 없다.

인생의 거의 전부를 말과 함께 살다가 소위 "말문"을 닫으면 종(終) 친다.


그러니 말을 -자동차 처럼- 타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게 인생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자동차를 타고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는

1. 주체(그 차의 主人)로서, 스스로(自) 자동차에다 질문과 명령을 하면서 자유자재, 자기 책임으로 운전하는 사람,

2, 주인이라 운전석에 앉아 있긴 하지만, 스스로 주인임을 자각하여 운전하지 않고, 자동차를 자기라 착각하고, 자동차가 움직이는 그대로 있는 사람이 있다.(자동차를 자신이라 착각하여 달라붙듯이, 잡혀서 묶인듯이, 갇혀서 감금된듯이 발버둥치는 주인같쟎은)


말(특히 言과 語)을 위의 1 을 써서 다루는 사람은 무용(無用), 무익(無益), 유해(有害)한 언어를 스스로 하지도, 용인하지도 않고 버린다.

말(言과 語)을 자신처럼(錯覺) 내지는 자신의 말( 저 위의 1 )인 것 처럼 혼동하는 위의 2 유형은 말의 도구나 노예처럼 전락한다.

말을 타고 부리는 것이 아니라, 말에 태워져서 끌려 가는 꼴이 되므로.


희망도 실망도 절망도 말이 있기 때문이다.

긍정도 부정도 무의미도 그런 말이 있기 때문이다.

해서, 안 해서 성공이나 실패도 어찌 하자, 말자는 그런 말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미운 놈, 고운 님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사람에게 붙이듯 하는-  그런 말이 있을 뿐 이다. 

미워서 죽겠다는 말이 두뇌 속에 없으면 미워서 죽겠다고 알까?


두뇌 밖 현실로는 있지도 않는 죽은 사람에 관한 말이 있으면 어떻던가?

인산인해 속에 있어도 그 사람들에 관한 말이 없으면 그들이 있는 것 같을까?

그 인산인해 속에서 집 안에 둔 강아지에 관한 말이 떠 오르면 그 강아지는 두뇌 속에 있을까, 없을까?


말의 창화력(創化力)이 아무리 위력적이라 해도 그 보다 더 막강한 것이 있다.

3.. 그 어떤 언어(言語)도 내 말로 그 효력을 지배할 수가 있다.

2. 그 어떤 말도 내 스스로 지배할 수가 있다.

1. 내 자신은 그 어떤 말도 포용하여 다루건, 초월하여 버리건 자유자재다.


그런데 실제론 어떤가, 위의 순서(1. 2, 3)가 거꾸로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