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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두고 간 사람"이란 소리를 무엇이 내는가?

나 아닌 내 2021. 9. 11. 11:10

한 사람을 "생명, 신체, 의식, 정신등 4차원의 복합적 유기체"라고 정의한다면,

그 사람의 입 으로 나오는 "나를 두고 간 사람" 이라는 소리는 그 사람의 무엇(어느 차원)이 낼까?

그저 "그 사람이 낸다"고 함은 질문과 대답이 같은 동어반복이지 대답이 아니다.

 

첫째, 그 사람의 입(신체의 일부)이 내는가?

입을 거쳐서, 입으로 나오는 소리는 맞지만 누구도 입이, 몸이 그런 소리를 만들어 낸다고는 여기지 않으리라.

 

둘째, 그 소리를 듣고 아는 내가(무엇이?) 만들어서 입으로 내는가?

분명한 것은, 내가 그 -"나를 두고 간 사람"이라는- 소리를 아는 것은 듣고 나서이지, 듣기 전이 아니다.

든고 나서야 비로소 아는 내가, 듣기 전에 만들었다고는 볼 수가 없다.

내가 만들었다면, 듣기 전이라도 -내가 만드는 소리를- 모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내"를 위의 네 차원중 정신이라고 한다면, 정신이 그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니다.

 

셋째, 그 소리를 사람의 생명이 만들어 낼까?

생명이 사람의 모든 작용에 바탕이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귀결이지만,

어린 아이나 잠든 상태에서는 생명이 온전해도 그런 소리를 만들지 못 함을 누구나 알 수가 있으니....

 

넷째, 결국은 (두뇌 속) 의식계에서 인연과(원인+조건+결과)의 조합으로 그런 소리를 만들어 낸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나", "두고", "간", "사람" 등등의 소리가 말(言語)이 된 것은 남으로 부터 배우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습성적으로 형성된 것 이고,

 

그런 언어가 하나의 원인으로 선행해 있다가(因),

그 원인에 부합되는 조건이 발생하면(緣),

그 둘이 결합하여 "나를 두고 간 사람"이라는 결과가 형성된다.(果)

 

이상을 통하여 사람의 두뇌 바깥에는 "나를 두고 떠나는(간, 갈) 사람"에 해당되는 사람이 실제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냥 자기에게로 오는 사람, 자기 곁에서 가는 사람은 아무리 많이 있어도, 그 중의 어느 하나도 "나를 두고 가는 사람"이 아니다.

 

오직, 자기 두뇌 속에 "나를 두고 가는 사람"이라는 의식이 형성되어 있을 때, 그 정보(識)가 어떤 특정인과 같다고 동일시 될 때, 그 특정인이 "나를 두고 가는 사람"인 것 처럼 투사, 투영될 뿐 이다.

쉬운 예를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

 

갑 이라는 남자를 함께 보고 있는 을과 병이 갑을

큰 사람/작은 사람, 좋은 사람/나쁜 사람, 마음에 드는 사람/마음에 안 드는 사람. 훌륭한 사람/고약한 사람 등등으로

정반대인 사람이라고 다투게 되는 원인이 무엇이겠는가?

 

하나의 사람이 크면서 작아서? 좋으면서 나빠서? 마음에 들면서 안 들어서? 훌륭하면서 고약해서?

전혀 아니올씨다.

그런 양면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을과 병 두 사람 모두가 각각 그 일면씩만 볼 수는 없지 않는가.      

 

"나를 두고 간 사람"이 실제로 있다고 알면,

그를 다시 돌아 오게 하지 않는 한,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반면에 "나를 두고 간 사람"이 이 두뇌 속 한낱 의식에 불과하다고 알게 되면,

내 스스로 그걸 다루기에 아무 거리낌도, 걸릴 일도 없다.

이상 진실을 알아 차릴 자유도 내게 100%이고, 그 책임도 내게 100%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