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영문(英文)에 등장하는 주어로 가능한 단어는 내, 나, 이름이다.
1. "내가 안다"고 할 때의 아는 행위 주체로서의 자칭 주어인 I (대문자),
2. "나의 이름" 이라는 식으로 이름을 소유하고 있는 주어인 것 같은 my(소문자).
3. 실제로 자기, 자신을 상징하는 이름으로서의 name (예컨대, "홍길동")
그런데 여기서 실제로 주체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은 위의 1 뿐이다.
3(이름)이 직접 알고 반응하는 일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은 아는 이만 안다.
이름을 부르면 대답하는 자는 -정신, 즉 내 자신이지- 이름이 아니다.
2(나) 또한 하나의 이름 이상도, 이외도 아니니 마찬가지다.
자기 자신에 관한 의식에 붙여진 이름이 "나(我)일 뿐, 그 어떤 실체도 아니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나 라는 실체가 없다"는 뜻을 강조하여 무아(無我)라 한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알기로는 위의 1(내 자신), 2 (나 라는 자칭이름), 3(이름)을
이름만 각각 다를 뿐 같은 하나의 사람(異名同人)이라고 동일시 되고 있다.
"이 사람(전체)이 바로 나, 내(정신) 자신도 나, 나(의식적 주체)도 나, 이름도 나"
라는 식으로 동실시 되어서 구별을 하지도, 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름을 대상으로 하여 칭찬이나 비난을 하면 나(의식적 주인공)도,
내(정신)도 같은 반응을 해 대니 자기(그 사람 자체)가 온통 그에 빠진다.
이런 기이한 현상을 알아차릴수 있는 잠재적 능력(본원의 지혜)을 내장하고
있는 유밀무이한 기관이 바로 [내(정신)] 자신이다.
따라서 [내]가 제대로 구별하여 알고 다루지 못 하면 그 누구도, 무엇으로도
도와 주거나 방해할 수가 없다.
종이 위에 이름을 써 놓고 그걸 보면서 욕을 해 보라.
역시 종이 위에 "나"라고 써 놓고 남으로 하여금 좋고 나쁨을 평판하라 해 보라.
그걸 보고 듣는 [내] 자신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길래 [내]가 나서는고!?
또, 자기라는 사람의 삶에는 시(時), 공(空)의 차원에서 어느 정도 영향이 유발
되기라도 하던가!?
사람들끼리 "마음이 같다, 통한다, 마음에 든다"고 웃으며 기뻐 하거나,
"마음이 안 맞다, 통하지 않는다, 마음에 안 든다"고 표정이 틀어지고 싫어
하는 일들의 거의 대부분이 [내] 우매함 때문이라고 알면,
그게바로 진정한 [내 탓]을 제대로 깨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