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抑止), 눌러서 그치게 한다는 말은 통상적으로 쓰지만,
억지(抑志), 충종적인 마음(意志)을 억 누른다는 뜻으로는 쓰지 않더라.
그렇지만,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억지"가 외면적인 억지(抑止)가 아니라,
내면적인 억지(抑志)를 뜻 하는 것으로 쓰이더라.
그 것도, 억눌러서 못 하게 하거나 그친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한다"
는 뜻 으로 쓰더라.
예컨대, 학생의 "결석을 억지한다"는 뜻 보다는 "억지로 출석하게 한다"는 식으로
사용하더라.
"어거지" "억지"의 줄임말 또는 변형이라고만 쓰지 "제어(御)하여 씻어 낸다(去), 할려는
마음(志)을" 이라는 본래의(?) 뜻이 아닐까...하는 의문조차 없이 쓰는 것 같고....
왜 그럴까?
의식계의 복잡, 다양한 작동실태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상대적 언어인 마음(意)에 비교적, 평가적, 판단적, 선택적, 결정적 등 최소한 다섯
차원이 있어서 그 것들이 서로 때로는 조화롭게, 때로는 불화, 상충, 상극으로 얽히고 설키는
경우가 하더하지만, 그 구조와 매커니즘을 제대로 모르고 일부만, 피상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무엇(어떤 마음)을 억지(抑志)하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고 막연히 알고, 어떤 행위를 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 때 나오는 소리가 "억지(어거지)로 학교에 간다"는 식의 표현이다.
실제로는 하는게 좋다고 하면서 "더러워서 참고(억지) 한다"는 것도 그런 복합적 심리의 산물이다.
그렇다 보니 그 어떤 일을 하면서도 짜증 나고, 안 하면 불안하고 이러나 저러나 불편하고,
그래서 체내에 공격 에너지와 억제 에너지가 충돌하여 의기소침과 짜증의 폭발이 잦게 된다.
그 근본 원인은 좋아함(평가)과 옳음(판단), 마땅함(선택)등 차원별 마음들끼리의 상충(相衝)을
제대로 몰라서 제대로 통제하지 못 하는 정신(내 자신)의 우매함 때문이다.
최소한 [자기 인생에 적정한 정도로 필요하고 유익한] 이라는 근본적 기준이 있어서, 그 기준에
따라서 비교, 평가, 판단, 선택,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게
소위 심리적 갈등, [스트레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