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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와 '나'의 구별.

나 아닌 내 2024. 1. 20. 23:01

사람의 기관중에 스스로(自) "행위(行爲)"하는 주체가 있다.

인지(認知)하는, 사고(思考)하는, 주장(主張)하는, 비교(평가, 판단,

선택, 결정도 포함한다)하는, 자각(自覺)하는, 믿기로 하는 등등의

일을 하는 기관이 있다.

 

그 기관이 어디에 있는 무엇인지는 잠시 보류해 두고,

그 기관이 -잠 들거나, 기절해서- 없으면 위에 열거한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 기관이 깨어 나 있으면 온갖 일을 한다.

 

그 일을 하는 기관이 스스로(自) 칭(稱)하는 이름에 크게 두 가지가

있으니 [내] 또는 '나' 이다.

예컨대 "생각한다" ("생각"이라는 일을 한다는 뜻)는 일을

"가 생각하기로", 또는 "는 생각한다"고도 한다.

 

그런데 그 이름의 용례(用例)를 보면 [내]는 오직 주체로만 쓰이고,

객체로는 쓰이지 않는 경향이 농후하다.

반면에 '나'는 주어로 쓰이는 경우에도 대상, 객체라는 뜻으로 쓰여

지는 경향이 농후하다.

 

몇 가지 에시해 보자.

[내]가 본다고 하지, '나'가 본다고 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하지, [내]는 이런 사람이다 하지 않는다.

[내]가 알기로는..하지, '나'가 알기로는...하지 않는다.

[내]가 '나'를 안다고 하지, '나'가 [내]를 안다고는 하지 않는다.

 

왜 이런 구별을 강조하는가 묻는다고 가정하여 답하련다.

 

[내]로서 아는 주체임을  자각(自覺)을 하고, 그 어떤 '나'도 [내] 스스로

다룰 수 있는 객체임을 확인한다면,

자유로운 [내]가, 아무리 많은 '나'라도 다스림에 어려울게 뭐란 말인가...  

 

반면에 '나'를 다룰 수 있는 자유가 무제한이고, 다루어야 할 책임 또한

전적인 [내]가 스스로 깨닫지(自覺)를 못 하고, 객체인 '나'를 주체인

[내]라고 착각, 혼동에 빠지면, [내]가 있지만 없는 것 처럼이니......

 

비유하자면 환자를 치료해야 할 의사가, 스스로 의사임을 모르고 환자인

것 처럼 착각에 빠져 있으면 의사가 있지만 없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