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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煩惱)"를 알아서, 몰라서 빠지는 함정.

나 아닌 내 2024. 11. 23. 00:10

중국식 단어 "煩惱"를 읽는 소리 그대로 번역한 것이 우리말(글) "번뇌"이다.
그 뜻을 알려면 (아마도) 인도 사람들인지가 "무엇을 어떻게" 라고 말(글)
했길래, 중국 승려들이 그것을 "煩惱"라고 번역해 놓았는지 알아야 하는데
지금 그 방법이 뭘까?

가장 먼저 국어 사전에서 "번뇌"를 검색해 본다.
1. 마음과 몸을 괴롭히는 욕망이나 분노 따위의 모든 망념을 이르는 말.
2. 마음이 시달려서 괴로움.
(마음, 욕망, 분노, 망념, 마음 시달림, 괴로움이란 말의 뜻이 무언지.....)

이 정도를 알았다고
가. "내가 번뇌를 안다" 할 수도 있고,
나. "풀이가 너무나 애매모호해서 원지 알 수가 없다" 할 수도 있고,
다. "(번뇌를) 모르겠다" 할 수도 있고, "더 정확히 알아봐야겠다" 할 수도 있다.

위의 나, 다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다음으로 찾는 방법은 [인터넷 써핑]이다.
거기엔 온갖 번뇌가 그야말로 "번뇌 한 마당"을 이루고 있다.
번뇌라는 추상적, 일반적인 뜻도, 두뇌 속에 없어서 잘 모르는데 108 번뇌
라는 복잡한 와글 와글한(?) 이름까지 등장해 있지만, 그 어디에서도
[이게] 번뇌야 하는 가르침이나, 아하 [이걸] 번뇌라 하는구나.. 하고
이해될 수 있는 정보는 만날 수가 어려운지, 없는지 모르겠더라.

그러다가 필자는 홀연 "그런데 누구의 무엇을 위해서 번뇌의 정체를 알려고
하지?" 하는 자문(自問)을 두뇌에 하고 대답을 모색하기를 반복한 끝에

"인생에 번거롭기만 하고 백해무익한 마음(意)이 번뇌(추상적인 뜻)이고,
위의 추상적인 뜻에 해당되는 애별리고(愛別離苦)등 삼불가심 (3不可心=
不可成, 不可能, 不可當) 세 가지 옳지 않은 意識)등을 구체적 번뇌라 하고,
위의 추상적, 구체적인 뜻에 해당되는 특정의식을 개별적인 번뇌라 한다"
라고 입력, 저장해 놓았다.

"이룰 수 없는(意) 그와의 사랑(가상識)", "보복할 수 없는(意) 그를 향한 미움
(가상識)", "가질 수 없는(意) 그 지위, 물건(가상識)....
이런 것들이 개별적인 번뇌의 예시이다.

개, 개의 번뇌 모두에 공통적인 속성은 그 대상 정보(識)가 환상 내지는 환상적
인 것에 "달콤한 맛(일 것)" 이라는 환상적인 맛에 도취되어 있다는 것 이다.

실제론 안 되는, 못 하는, 안 돼는 일이니, "되면...", "하면...", "해야 돼..."
라는 대상이 환상 아닐 수 없으며, 그런 환상에 연결되어 있는 맛이 실제의
맛일리 없쟎은가?

이제부터는 누가 물어도, 그리고 남이 뭐라고 동의하건 반대하건
내가 사용하는 번뇌는 -[내] 스스로 수정, 변경, 폐기하지 않는 한-
계속 그런 뜻으로 사용할 것이다.

남들이 사용해 보면 도움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검증을 거친
확신도 가지고 있다.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타령 내지는 소음 공해라고 여겨지기도 하는
세간(世間)의 "번뇌 운운"을 털어 내고 자유롭게 본분을 다 하는 성실한
정신으로 바로 서기에도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강한 번뇌로 인하여, 욕기(慾氣, 慾情)의 폐해까지 파생케 하는, 번뇌를 해소
하라는 채찍성 경고인 괴로움(苦)이 추가된 "번뇌+괴로움(苦)"인 고뇌
(苦惱)의 원인인 번뇌를 해소하는데도 매우 유용하다고 본다.

괴로움이라는 채찍을 감사히 받고, 번뇌라는 원인을 해소하여
쾌유라는 보상을 받는데도 도움이 되니까.

안 되는 일을 되고 싶어, 못 하는 일을 하고 싶어, 크게 해로울 일을 하려는
마음들 중 어느 하나가 바로 모든 개별적 번뇌의 공통적인 속성이라고 알고도
번뇌를 털어 내지 않거나 못 하는 정신이 있다면 그건 번뇌문제가 아니라
정신 자체의 자성(自省) 문제라야 마땅하다.

번뇌를 이상과 같은 뜻으로 알면, 소위 번뇌망상이니 고뇌이니 하는 것에
시달리는 인생의 낭비적 폐해를 예방, 시정하기가 단순, 용이, 수월해서
매우 유용하리라 본다.

번뇌를 이상과 같은 뜻이 아닌 것을 안다는 믿음에 빠지면 허공에 핀 꽃(幻花)
같은 "번뇌"를 끊겠다, 안 되니 달아 나자 발버둥 치는 악순환에 빠진다.
차라리 번뇌를 모르는 어린이도 빠지지 않는 번뇌라는 함정에 빠지다니
불쌍하지.....

번뇌를 알려고 서적이나 타인이 말하는 번뇌 이야기를 듣고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번뇌라는 이름의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는 꼴이니 마찬가지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 그 정신이 [가장 먼저, 도대체 누구의 무엇을
위하여 아는 일을 하여야 하는가?] 근본적 문제조차 품고, 풀어 보지 않고
번뇌, 고뇌 수렁에 빠져 헤매고 있어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