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맞추기는 쉽지만 어렵다.
"마음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소리를 더러 듣는다.
"마음 맞추기가 쉽다"는 소리는 거의 듣지 못 했다.
그런데도 "마음 맞춰서 잘 살아라"는 소리도 쉽게 내더라.
"마음"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 다음에 그 "마음을 맞추기"가 어떤 것 인지 알아야 시도해 볼 수가 있고, 그래야만 쉬운지, 어려운지 알 것 아닌가?
"마음이 마음이지, 마음 맞추기가 마음 맞추기지' 하는 식으로 다 안다는 듯 한 사람으로선 그런 소리 아무리 낸들, 들은들 무슨 효용이리오.
"마음", 넓은 뜻(廣義)으로는 사람의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는 객관적, 사실적인 정보(기억과 상상인 識)와 그에 부가되어 있는 주관적, 상대적인
-비교, 평가, 판단, 선택, 결정을 내용으로 하는 - 말(意라 약칭)을 합친 의식(意識)을 지칭한다.
좁은 뜻(狹義)으로는 위의 의식(意識)중에서 주관적, 상대적인 말(의미, 意라 하는)만을 지칭한다.
사람의 두뇌 바깥에 있는 그대로와 연관된 감각정보, 기억정보, 상상정보는 "두뇌 바깥에 있다(있었다, 있으리라)"는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하지만, 두뇌 속에서만 생성되는 작업인 비교, 평가, 선택, 결정등 작업의 결과인 말은 두뇌 바깥에는 전혀 그 근거가 없으므로 주관적일뿐 사실(事實)적 근거가 전혀 없다.
예컨대, 눈 앞의 어떤 나무를 "크고(비교), 아름답고(評價), 소중한(판단) 저 소나무(識)"라 하는 의식(意識)이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을 때,
뒷 부분인 [그 소나무](識)를 제외한 앞 부분인 "크고, 아름답고, 소중한" 이라는 상대적인 말 부분이 마음(意)이다.
크다는 마음, 아름답다는 마음, 소중하다는 마음에 해당되는 것을 두뇌 바깥에서 추호라도 발견할 수 있는가, 없다.
마음, 그 뜻을 알았으니 맞추기라는 뜻도 짐작하기 어렵지 않으리라.
위에 예시한 [그 나무(識)]에 연결할, 연결된 마음(意)을, 두 사람 이상이 어떻게 맞추느냐 하는 방법의 모색이다.
갑이 "크고,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마음을 [그 나무(識)에 연결해 가지고 있다고 을이 알았을 때
1. 을 자신도 같은 마음을 연결해 가질 수도 있고,
2. 을은 그와 정반대라 할 정도로 다른 "작고, 못 생겼고, 하챦다"는 마음을 연결해 가질 수도 있고,
3. 을이 "크기와 생김새에 관한 마음은 같이(同意), 소용판단에 관함 마음은 다르게(異意)" 가질 수도 있다.
위와 같은 2와 3의 경우에 서로 다른 마음을 어떻게 맞추느냐?
이 질문에 성급하게 대답하면 그게 바로 우매(愚昧)라는 함정이다.
누구의 무엇을 위하여 서로의 마음을 어찌해야 하는가?
이렇게 질문을 바꾸어야 현명하다.
단적으로, 상대를 포함하여 자기의 삶에 필요하고 유익한 결정을 만들기 위하여 서로의 마음을 다루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고 (1) 무조건 나를 따르라(독단), (1) 무조건 상대를 따라야(맹종), (3) 반, 반씩 양보하여(거래)중 그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식으로는 사람의 삶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어느 마음을 위해서 삶을 도구처럼 선택하는 꼴이 된다.
서로인 두 사람를 삶의 주체로 확고히 의식하고,
그 두 사람의 안전, 건강, 순탄, 평화로운 삶을 위하여 [그 나무(識)}에 어떤 마음을 연결함이 도움이 되겠는가?
이런 공통적인 질문으로 정답을 논의해 가는 일은 -위의 (1), (2), (3) 세 가지에 비하여- 그리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는다.
예컨대, 그게 전혀 가질 수가 없는 남의 집 안에 있는 나무라면 "괜스레 마음 쓸일 아니네..."하는 동의(同意)가 쉬우리라.
또, 그 나무가 자기들이 그 위에 둥지를 만들어서 살고 있는 -달리 대안이 없는- 나무라도 "쓸 일없는 마음"이라 동의하기가 쉬우리라.
서로의 마음이 같다(同意), 다르다(異意), 반대이다(反意)는 하등 비정상이 아니다.
고로 무조건 이기거나, 지료고나 어거지로 맞추려고 할 일이 아니다.
서로의 마음을 각 자의 마음으로 포용(包容)하고, 어느 마음을 위주로 하려는 우매한 마음을 초월하여,
모두의 삶을 안전, 건강, 원활, 평화롭게 운전함에 필요하고 유익한 마음을 만들기로 합의하기가 그리 어려운 일인가?
그렇게 정해지는 마음이 그 전의 제 마음과 같으면 무슨 가치, 다르면 또 어떻다고 좋으니 싫으니 하리오.
마음 맞추기, 목표만 [인생에 필요 유익]에 두기로 동의하면 너무나 쉽다.(대체로 누구에게도 해롭지 않고 도움이 된다)
그런 공통의 상위적 목표없이 내 맘대로, 남의 맘대로, 서로 양보하는 식으로는 맞추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