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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이라 좋아해?, 좋아해서 좋은 것?

나 아닌 내 2020. 2. 6. 20:38

사람들이 무언가를 "좋은 것"(또는 "나쁜 것") 이라고 할 때,

그걸 왜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거의 모두가 "좋은 것 이니까 좋아 하지"라고 답한다.

필자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대가 좋아해서 좋은 것 처럼 알 뿐 입니다"라고 답한다.


과연 어느 것이 정답일까?

그 것이 좋은 것 이라서 좋아할까요?

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좋은 것 처럼 여겨질 뿐일까요?


세 사람 앞에 하나의 화분을 놓아 두고서 어느 것이 보기에 좋은 것 이냐고 물었을 때, 

1. 갑은 "좋다", "좋은 화분", "좋은 것"이라고 하고,

2. 을은 "나쁘다", "나쁜", "싫은 것" 이라고 하고,

3. 병은 "별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별 의미가 없는 것" 이라고 한다고 가정하자.


그 세 사람이 왜 -상반되는 판단도 포함되는- 다른 대답을 할까? (거짓말은 없다고 전제하고)

1. 그 세 사람 앞에 있는 꽃이 다르지 않는, 같은 하나라는 것은 다 안다.

2. 그 세 사람 앞에 있는 꽃이 다르게 보여서? 

3. 그 세 사람의 마음(嗜好)이 달라서?


과학적 확인을 해 보자.

1. 꽃 화분(두뇌 외부의 實在).  2. 사진(두뇌 속 識). 3 사진 아래에 기재된 평가와 판단(두뇌 속 意)

위의 1과 2, 3 은 소재(所在)가 전혀 다르다.(두뇌 내부와 외부로)

위의 2와 3은 아무리 가까이 두어도 쩐혀 딴 것 이다.(사진과 그걸 보는 마음이니)


자, 만약에 위의 3이 없다면 2(두뇌속 識)나 1(두뇌 바깥 실물)에 "쫗은"이니, "나쁜"이니 하는 것이 연결될 수 있는가, 없다.

또, 위의 3을 1과 2에 실제로 결합할 수 있는가, 그래서 그 성질을 좋게나 나쁘게 만들 수 있는가, 없다.

마지막으로, 위의 1 이나 2 에 3을 연결하고 떼어 내고 하는 일이 실제로 가능한가, 없다.


결국, 위의 1 (실물) 이나 2 (실물에 관한 두뇌속 정보)와 3 은 실제로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사람의 두뇌 속에서

소위 투사(投射), 투영(投影) 작용이 발동하여 서로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것 처럼 혼동될 뿐 임이 확인된다.


두뇌 밖의 그 무엇이나, 그 것에 관한 두뇌 속의 정보도 오직 있는 그대로 있을 뿐,

그 어떤 상대적인 성질도, 상대적인 마음도 없다.  

그렇지만, 두뇌 속의 정보(識)에 어떤 상대적인 마음(意)이 연결되면 하나의 의식(意識)으로, 그 것이 외부의 실물에 투사되면

그 실물이 의식적으로 투영되는 일이 발생한다.


그게 바로 그냥 물건이나 사람이, 머리 속에 좋은 물건, 나쁜 사람으로 의식(意識)적 존재가 되고, 그런 의식을 매개로 하여 그 물건,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물건이나 사람이 의식적 존재물인 것 처럼 투영, 혼동된다.


요약하자면 "아무(我無) 것(識)이, 나(我 = 좋다, 나쁘다는 마음)랑 붙은 것 처럼 되어서 좋은 것, 나쁜 것 처럼 여겨지는 것 이다.

이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실익이 무언가 하면, 살아 감에 불필요하고 해롭거던 그 무엇(사람이건, 물건이건)도 "아뮤(我有) 해로워"하고

버리기가 너무나 쉽게 된다.


그 대상이 좋은 것 이라서 좋아하고, 나쁜 것 이라서 싫어한다고 알면, "좋은 걸(나쁜 걸) 어떡 해 !?" 할 수 밖에 없지만,

좋다는 내 마음이 붙어서 좋아했다고 알면, "괴롭고 해로운 걸 왜 좋아해!?" 하면서 그 마음을 떼어 버리기가 너무나 쉽다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