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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불량(兩心 不良).

나 아닌 내 2020. 2. 12. 16:28

여기서 사용하는 "양심 불량"이라는 제목은 통상적인 용어(良心不良)가 아니다.

두 마음이라는 양심(兩心)과 그 둘의 사이에 좋지 않은(不良스러운) 관계가 있다는 뜻 이다. 


사람의 두뇌 속에는 온갖 마음이 있지만, 그 하나(一心) 하나가 별개(個別心)로 있는 것이 정상이다.

예컨대 "좋다"는 마음(好意)이나, "마땅하다"는 마음(當意)이나, "그르다"는 마음(不可意, 否意)이 서로 합쳐지지도 않고,

섞이지도 않고, 연결되지도 않고 따로, 따로 있는 것이 불변이다.


그런데 그런 각 각의 마음(意)이 서로 "연결되어 얽힌 것 처럼"인 현상(幻想)이 벌어진다.

예컨대, 누군가의 주장에 "그래, 그렇다"는 마음(是意)이 연결되어 있는데, "그렇지만 -조직원으로선- 아니라고 해야 해" 하는 마음(當意)이나

"아니라 해야 유리해"라는 마음(利意)이 같은 하나의 정보(識 =그 누군가의 주장)에 연결되어 있으면, 소위 냇적(심리적) 갈등이 발생한다. 


실제로는, 아무리 같은 정보(識)에 동시에 연결되어 있어도, 그 마음들은 각 각인 별개로서 서로 아무 상관이 없다.

그걸 객체(상대)로 삼아서 다루는 정신 자신이, 그 개별성만 제대로 안다면 아무 갈등도 생기지 않지만,

그 정신에 자각(自覺)이 없으면, 그 마음을 자신이라 착각하게 되고, 그러면 자신이 둘 이상인 것 처럼 착각되는 이상(異常)이 발생한다.


그럴 때 나오는 푸념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 맞는데....(是)", "그래도, 아니라 해야 마땅한데(當)...", 이 것도 나, 저 것도 나 인데 어쩌란 말이냐....


대체로 마음의 차원이 복잡 다단한 사람이 잘 빠지는 함정이다.

그저 "하고싶은대로 하고, 하기싫으변 안 하고" 식으로 단순한 사람은 그런 갈등이 발생할 일이 거의 없다.


마음의 차원이 복잡하다고 해서 모두가 갈등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따로 따로 보고, 어떻게 다룰까를 중도 통합적(모든 마음을 포용하되, 그 어떤 마음도 초월한 자유)으로 결정하는 지혜로운

정신에게는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사실은 이런데, 필요상 거짓말을 하려니.." 이런 심리가 갈등이라면,

"사실대로 말 할까, 거짓말을 할까는 내 목적(예 : 자기의 안전하고 건강하고 순탄한 삶)을 기준으로 내가 결정한다"는데 무슨 갈등이

생기고, 남으리오.


양심을 본래대로 따로 따로 보면 일심과 일심이 있을 뿐인데, 있지도 않는 "얽힌 양심"이 있는 것 처럼 혼동에 빠져 있으니

없는 걸 -없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일 말고- 무슨 수로 다스리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