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왜 안해 주냐, 그래서 불평(不評), 불편(不便)하다!?"
오즘 재탕 상영중인 [중드] [녹비홍수]란 것에 이런 대화가 나온다.
남편 : 그 남자에게는 아내를 아껴주라 권하면서, (당신은) 내 생각은 왜 안해 주냐!?"
아내 : 다 당신을 위해서다, 그리 안 하면 그 사람이 조정에서 당신을 자꾸 괴롭힐테니까"
남편 : 그건 알아, 나를 위해서 첩을 받아들인 것도 그래서라고? 내 생각은 해 봤냐고 !?
아내 : 당신 계모, 고모들이 사사건건 당신을 노리고 물어 뜬는데 어쩔 수 없쟎아요"
남편 : 그래서 내 생각은 하지도 않고 번개처럼 첩을 받아들여!? 나로선 불평(不評) 안 할수 없고, 불편(不便)하다".
남편의 계모인 시모와 고모가 예나 지금이나 남편을 해꼬지 하려고 온갖 술수를 부리는 와중에 등장한 것이,
"남편의 첩을 하나 받아들여라"고 들이 미는 일이 있었고,
며느리로서 잠시의 주저도 없이 웃으면서 받아들인 것이 남편에게 알려져서, 남편의 두뇌 속에 불평이 생긴 일 이다.
이와 유사한 일은 보통 사람들의 사이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내 생각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모르면 물어야 하고, 그러면 될텐데...)
"내 생각 좀 해 달라" (저는 생각을 해서 남 에게 주어 보기나 했다는건지...)
"내 생각도 안 해 준다"는 불평이 드물기만 한가...
여기서 먼저 단어의 뜻 부터 검토해 보자.
"생각", "생각해 준다", "(남에게)내 생각", "불평(不評)", "불편(不便)" "불평하기", "불편하기"의 뜻이 무엇인지.
어차피 사전을 보면서 대화하는 것 아니니, 필자의 두뇌 속 뜻(意識)을 풀어 놓고자 한다.
통상적 용어로서의 "생각"은 "사람의 두뇌 속에 마음(意)이 연결된 기억이나 상상(識), 즉 의식(意識)과 그 것으로 이루어 진 작업의
결과물(?)인 사고(思考)를 생각이라고 지칭한다.
남이 말 하는 "내(그 사람) 생각"은, 내 두뇌 속의 "그 사람에 관한 정보(기억과 상상인 識)에 연결된 마음(意)"이니,
그 것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어떻게 있느지는 그 사람으로선 짐작이나 추측은 가능하겠지만, 직접 알 길은 전혀 없다.
그러니 "내 생각을 해 놓았느냐, 그렇다면 어떤 생각을 해 놓고 있느냐, 왜 그렇게 생각했느냐?" 등등의 문답을 거쳐서야,
그 사람의 대답 그대로만을 알 수가 있을 뿐 이다.
남이 내게다 "이래서, 너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비교적 자세히 진술해 주어도, 그게 과연 양적으로 얼마나 충분한지,
질적으로 얼마나 정확한지, 심지어는 참말인지 거짓말인지도 알 수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 이런데도 남이 내 생각을 "안해 준다", "나를 나쁘게 생각하고 있다" , "안 봐도, 안 들어도 뻐언하다 나를 손톱에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운운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본인은 물론이고 상대방과 주변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사람이 저마다 두뇌 하나에 정신이 하나씩으로 서로 상대하면서 살아 간다.
자기의 두뇌 속에 자기와 상대에 관하여 어떤 생각(意識)이 형성되어 있는지 언어(문자)로 표현하지 않으면 어떻게 알리고 알아치리겠는가?
"내 생각은 이러하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는 식의 대화가 글자 그대로 허심탄화 해야만 관계가 친밀해 진다.
가장 기본적인 그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을 몰라서 빠지는 혼란이 "생각해 준다, 받는다"는 환상적 믿음이다.
"생각해 준다, 받느다"는 말(소리 형식)만 있을 뿐, 실제로는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없는데도, 있는 것 처럼 여겨지니 환상적이다.
고로, 있을 수 없는 것을 해 주지 않는다고 불평(不評)하니, 그 불평도 환상적인 불평이고,
실제로는 그 때문에 불편하지도 않는데도, 그 (생각해 주지 않아서, 또는 생각해 주는데도 안 받아서) 때문에 불편하다고 아는 것 또한
환상적인 불편이다.
위의 남편의 불편은 불평할 일이 없는 것을 불평해서 생긴 일이니 실제론 불편이지 않다.
또, 그 불평은 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는 일(생각해서 남과 주고 받기)을 안 해 주어서 안 된다는 불평이니 실제로는 불평이 아니다.
단지 불평. 불편이라는 마음(意)이 있을 뿐 이다.
마지막으로 "불평하기, 불편하다"의 뜻을 풀어 본다.
두뇌 속의 어떤 정보(識)에 부정적인 마음(惡意的)이 붙은 채로 그 것을 평가함을 부정적 평판(오평, 악평도 그 중의 하나), 약칭하여 불평이라 하고, 그 불평이라는 마음을 내가(정신이) 인정한다는 말이 "불평하기를 하다", "불평하기", "불평하다" 이다.(불편도 마찬가지)
따라서 두뇌 속에 불평, 불만이라는 마음(意)이 형성되어 있더라도 내가 그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무시, 인정유보, 부인) 내게서 멀어진다.
단적으로 아무리 심각하다 할만 한 "중차대한 불평, 불편"이라는 마음(意)이 있어도, 내가 그걸 그대로 용인하지 않거나, 무시해 버리면
그 마음은 봄눈 녹듯이 해소된다. (예컨대, 일생을 망친 원수라는 마음도, "이 마음이야 말로 지금은 내게 원수"라는 내 말 하나로 이슬처럼 된다.
1. 가까운(특히 부부) 사람끼리일 수록 더 기탄없는 대화가 필요 유익하다.
2. 가까운 사람끼리 꼭 대화를 해야 하나, 서로 서로 생각해 주고 읽어야지...하는 소리는 백해 무익하다.
부부 사이를 살펴 보시라, 위의 1과 2 중에 어느 쪽이 친밀 화복한가를....
세상에는 온갖 유형의 부부대화 유형이 있다.
서로 기탄없이 대화하는 유형.
서로 거의 침묵하듯인 유형.
일방적인 발화(發話)와 상대방의 수화(受話), 거부, 회피, 저항, 반격등 ...
그런 대화유형이 곧 바로 그 부부사이이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