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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문(疑問)과 함께....

나 아닌 내 2020. 3. 22. 10:11

내가, 내 자신임을 스스로(自) 깨닫기(覺)는 예삿 일이 아니다.

대상(객체)을 아는 주체로서의 일이 아니라, 대상이 될 수 없는 주체 자신을 알 수가 없으니 오직 깨닫기만 가능하니까.


내가 하는 일의 시작은 알기(知)로 부터다.

무언가를 알아야 그 것에 관한 일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일의 시작에 두 가지 길이 있다.

1. 내가 그냥 있는데 내게로 알려지는 것을 아는 일 로서, 대부분의 아는 일이 여기에 해당된다.   

2. 내가 스스로 모르는 것 이라고 알고서 알아차리려고 시작하는 일로서 매우 드문 일이다.  


전자(1)는 대부분의 인류(그 정신)가 하는 알기이고,

후자(2)는 소위 성인(聖人),  위인(偉人), 발명가, 탐구자등이 하는 알기이다.


전자로는 비약적인 것은 고사하고 정상적인 알기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후자라야 특이한 것을 알 길이 열리지만, 대중으로 부터는 -그들이 상당 기간은 이해불능이니- 인정은 커녕 배척당하기 일쑤다.


여기서 "의문(疑問)"이라 함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적은 부분만 알고 대부분을 모른다고 앎을 지칭한다. 

전혀 모르면 의문조차 가질 수 없고, 다 안다고 알면 역시 의문을 가질 수 없다.

그 아는 바가, 모른다고 아는 부분에 비하여 많으면 "의문이 크다(많다)" 하고, 그와 반대이면 "별로 의문이 없다(약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 그 정신이 대체로 어느 때(연령대)에 스스로 의문을 만들어서 가지기 시작하는가?


가장 최초는 언어를 어느 정도 배우고 나서가 아닐까 싶다.(꿈 꾸는 세대)

안다, 모른다는 말과 무엇일까, 어떻게 생겻을까, 어떻게 될까...등등의 언어부터 배워서 알아야, 언어로 의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빠는 나를 좋아할까? 나는 커서 무엇이 될까?


두번째로는 사춘기가 아닐까 싶다. (自我 발현기)

이성을 사귀고 독립적 생활을 감당해야 하고 가정을 이루어야 하면 상상, 예측, 선택해야 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어떤 선택을 하면 결과가 어찌 될까?


세번째로는 중년기가 아닐까 싶다.(불혹의 세대)

제대로 알지 못 한다고 알고, 지나 온 일을 되 돌아 보고, 앞 길을 예측도 해 보려고 한다. 

내 지나 온 인생에 잘, 잘못은 무엇인가?, 남은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나?


네번째로는 결실기가 아닐까 싶다. (성찰의 세대)

나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나?


분명한 것은 의문의 수준과 정신적 수준은  상당한 일치관계가 있다고 본다.

또, 일찍 의문을 만들어서 가질 수록 정신의 계발 정도와 수준이 높다고도 여겨진다.


정신이 " 스스로" 하는 일을 순서대로 나열해 보자.

[자각(自覺) ->의문->탐구->해답->결정->명령->실행]

정신이 스스로 하지 않고도 위의 일이 기계적, 자동적으로 이루어 지기도 하지만, 그건 내 자신의 일이 아니다.


불현듯 일어나는(그래서 내게 알려지는) 그런 의문이 아니라, 내 스스로 진지하게 완전한 자각상태에서 의문을  만들기,

시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익숙해 지면 효용이 클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