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통하려는, 말을 통하게 하는, 말이 통하는 사람.
"그 사람과는 도대체 말이 통해야지",
"말이 통하는 사람이 없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 없을까?", 이런 등등의 소리를 드물지 않게 듣는다.
지금에 와서 검토해 보니 쓴 웃음(苦笑)이 절로 나온다.
그 소리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 줄도 모르고- 안다고 여기고 있었으니...
말, 톨(通) 이라는 단어의 뜻을 알아야 "말을 통하기", "말이 통하는" 이라는 말의 뜻도 알 수 있다는 걸 몰랐으니..
필자는 소위 "말"이라는 것을 세 가지로 구별한다.
누구라도 그렇게 구별이 가능하지만, 그러려는 사람을 별로 만난 적 없다만......
1. 가장 좁은 뜻 으로 "말 하는 주체인 내가 스스로 두뇌를 상대로 하는 [말] 이다"
두뇌에다 질문하고, 명령하는 형식이다.
2. 사람의 두뇌에서 나오는 특수한 음성 기호인 언(言, 文도 같다) 이다.
3. 사람의 두뇌 속에 저장되어 있는 특수한 음성 기호인 어(語, 字도 같다)이다.
욋적인 언(言)과 냇적인 어(語)가 서로 일치되어야 정상적인 발언이고, 상치되면 일종의 오발(誤發)이다.
표현의 착오라고 하는.
남의 말(言)을 듣고 두뇌 속에서 그와 연결되는 어(語)가 서로 일치되어야 소통이고, 상치되면 불통이다.
단순한 불통도 문제꺼리가 되지만, 말의 뜻을 놓고 상쟁(相爭)이 벌어지면 대화(對話)가 큰 재앙(大禍)의
씨앗이 되는 수도 있다.
사람은 각 자마다 두뇌를 가지고 있고, 그 속에 각 자의 정신이, 각 자의 의식으로, 각 자의 언어를 구사하여
타인과 대화를 한다.
서로의 언과 언이 정상적으로 통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리라.
고로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은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극히 통상적인 일 이다.
그 보다는 "말을 통하게 하려는 자의(自意)"를 만들어서 두뇌 속에 품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진짜 문제이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말을 통하게 하려는 시도를 하기가 쉽지 않는데, 그런 마음 준비도 없으니....
남을 이렇궁 저렇궁 운운하기 전에 먼저,
"말이 무엇인가", "말이 왜 잘 통하지 않는가", "말을 통하게 할 필요와 유익은 무엇인가", "말을 통학게 하려면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등등의 [말]로 과제를 만들어서 두뇌 속에서 의식화 해 놓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 상대에게도 그런 의논을 대화의 사전, 중도, 사후에라도 해야 한다.
그래도 "서로의 말이 물 흐르듯 잘 통한다"에 이르기 어렵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