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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苦惱)의 정체를 알면, 속박과 해탈도 알기 쉽지만....

나 아닌 내 2020. 7. 22. 19:35

고뇌(苦惱), 고민(苦悶), 근심, 걱정등등 다 비슷한 뜻인 것 같다만,

그 뜻을 제대로 정립하여 이해하는 사람은 흔치 않더라.

고뇌가 고뇌지, 고민이 고민이지, 쓸데없는 근심 걱정이 고민이지, 근심이 근심이지..하는 식으로 안다고 아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인 것 같던데.....

 

적어도 고뇌(이하에선 고뇌라고만 하기로 한다)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려면 다음 몇가지는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

1. 괴로움(苦)은 심리적 원인에서 비롯된 채찍 맛이라고,

2. 번뇌(惱)는 세가지 그릇된 마음(不可望, 不可能, 不可當)을 지칭한다고.

 

3. 번뇌(3不可沈)는 무엇이 만드는가? 

4. 번뇌에 속박이니 빠짐이니 하는 것은 무엇이 어째서인가?

5. 괴로움은 무엇이, 왜 만드는가?

6. 괴로움은 무엇이, 왜 받게(느끼게) 되는가? 

7. 번뇌라는 속박을 풀고(解) 벗어나기(脫)를 하려면 무엇을 어찌 해야 하는가? 

 

먼저 "번뇌를 보기"에 따라선 양면이 있다.

어떤 가상의 목표가 실현될 가능성이 없을 때 (1) "가망이 없다"고 보는 것과 (2) "(그래도) 되면 좋겠다"고 보는 것 모두가 가능하다. (소위 꿈은, 상상은 자유니까)

 

위의 경우에 "그래, 가망이 없구나.."하고 그 꿈(상상)을 깨끗이 포기하면 번뇌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되면 좋겠다", "되는 게, 안 되는 것 보다 훨씬 좋지" 하는 등 "되는, 되어 있는 상상"을 포기하지 않으면 번뇌가 된다.

 

현실을 기준으로 본다면 번뇌의 근거(상상)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두뇌 속 의식으로만 본다면 번뇌의 근거는 현실과 전혀 다를 바 없다. 

비유하자면 상상의 인물화(실제론 사람이 아니지만, 그림으로선 사람과 다르지 않다)와 같다.

 

"그래....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 "그래....도, 하고 싶어", "그래....도, 해야만 해" 하는 경우도 같다.

"그래...도, 하는게 마땅해", "망해...도, 하고 싶어", "죽어....도, 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같다.

 

"그래(然)", "그렇구나(茹茹....."는 변화의 이치를 이해하고 따른다는 뜻 이지만,

그 뒤에 ".......도"라는 말이 붙으면 그 말이 "그래"를 마치 칼(刀)로 자르듯이, 넘어 뜨리(倒)듯 되고 만다.

보통 사람으로선 그 보다 더 강한 말이 있을까....싶은 말이다.

 

우와 같은 유사성과 이질성을 제대로 구별하여 아는 사람을 이성형, 현실형, 현명한 정신이라 한다면,

그걸 제대로 구별하지도 못 하는 사람을 감정형, 몽상형, 우매한 정신이라 할 수 있다.

번뇌니, 고뇌니, 고민이니, 근심이니, 걱정이니 하는 것은 모두 후자에나 해당된다.

 

 

이런 번뇌를 알면서 일부러 만드는 -사람의- 무엇도 없다.

의식계에서 비교, 평가, 판단이 형성되는 습성에 따라서 저절로 만들어 질 뿐 이다. 

내가(정신이) 만드는 제8 자의(自意)가 아닌, 좌뇌에서 형성된 제7심의(心意=마음의 뜻이랄까..)이다.

 

번뇌를 번뇌라고 알고, 다루려고만 하면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는 것이 번뇌이다.

그런데, 그 번뇌를 차려서 제대로 알고 다룰 수 있는 유일한 능력자인 정신이, 자각하지 못 하여 번뇌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자신이라 착각에, 그 상상 속을 자신이 있는 현실처럼 혼동에 빠지는 수가 흔히(거의 보편적으로) 있다.

그걸 번뇌에 빠졌다, 번뇌에 집착하고 있다, 번뇌에 속박되어 있다, 번뇌 속에 갇혀 있다고들 한다.

비유하자면 영화에 빠졌다, 영화속 장면에 집착하고 있다, 영화속 장면에 속박당하고, 갇힌 것 처럼 있다는 뜻 이다.

 

자, 번뇌를 다스려 정리해야 할 정신이 오히려 그 것에 묶이고 잡히고 갇힌 것 처럼이면, 그 사람을 만들어서

살고 있는 진쩡한 주인으로선 어찌 하겠는가?

1. 그냥 방관할까?

2. 잘 한다고 상을 줄까?

3. 같이 한숨이나 쉬고 있을까?

4, 채찍으로 가르쳐서 정신이 차렷하게 하지 않을까?

 

위의 4가 맞다면, 정신(즉, 내 자신)으로선 괴로움을 고마운 가르침으로 받아들여서 자각을 하고, 본분을 제대로 수행할텐데 그렇지 않는가?

 

자, 마지막으로 번뇌라는 속박을 풀고 벗어나려면 무얼 해야 하는가?

달리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

그저 자각만 하고 본분만 숙지하면 그만이다.

 

번뇌도 하나의 의식이고, 내가 그(좌뇌) 속에 갈 수도 없고, 그 것이 내(우뇌)게로 올 수도 없다. 

그러니 내가 번뇌를 잡을 수도 없고, 번뇌에게 내가 잡힐 수도 없으니 풀 일이, 벗어 날 일이 어찌 있으리오.

"아하...저건 안 되는 일(상상)이구나", "안 되는 걸 바라고 있었구나..바보같이" 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고민해결법, 고뇌에서 벗어나는법, 번뇌에서 해탈하는 법 등등....너무나 단순하고 쉽지 않는가?

고뇌의 무게와 크기(?)에 비하면 너무나 가볍고 작은 것 같지 않는가?

그래서 얼른 수긍이 되지도 않고....

 

왜 수긍이 되어야 하는데?

스스로 그렇구나...할 수가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