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때문에 인생이 고통스럽다?
사랑이 - 황홀한 감정인지, 가슴 아픈건지, 눈물의 씨앗인지- 무언지는 모르지만,
"사랑때문에 괴롭다"
"사랑때문에 몇 사람의 인생이 파탄났다" 이런 등등의 소리를 심심챦게 듣곤 한다.
그런 소리가 입으로 나오는 사람이나, 귀로 들이는 사람이나 그걸 "말(言)"이라고 내고,
"말(語)"이라고 알기는 하는데, 그 뜻을 모르는 줄도 모른다.
그러니 그 뜻을 알려고 하거나, 제 나름으로 정립해 보려는 시도조차 못 한다.
"사랑때문에 괴롭다고? 그게 무슨 뜻(의 말) 인데?" 하고 물으면,
그 발언자는 "사랑때문에 괴롭다 했쟎아, 그 말(뜻)도 몰라서 물어 !?" 하고 불쾌하다는 반응이,
함께 있던 사람도 "사랑때문에 괴롭다" 하면 되었지, 그 밖에 무슨 뜻이 또 있다고 따지듯 묻고 그래!" 하더라.
"사랑"이건, 애(愛)이건 눈으로 보이는 형상에는 그 어떤 뜻도 -없으니- 보이지 않는다.
"사랑"이건 "애정(愛情)"이건 읽으면 들리는 소리에는 그 어떤 뜻도 -없으니- 들리지 않는다.
오직 "사랑"이라는 글자만 보이고, "사랑"이라는 소리만 들린다.
"포도"라는 글자나, 읽으면 나오는 소리에 그 뜻이 있어서 -뜻이- 보이거나 들리던가?
글자를 보고, 읽는 소리를 들으면 두뇌 속에 "포도"라는 이름으로 칭하는 열매에 관한 정보(識)와 평판(意)이 떠 오른다.
그게 "포도"라는 글자(소리)의 뜻 이지만, 그 뜻이 글자(소리)에 있지 않고 두뇌 속에 있다는 것을 아는 이 드물다.
"사랑"이라는 글자나, 읽으면 나오는 소리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포도"의 뜻은 보편적, 일반적으로 공통이지만, "사랑"의 뜻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심지어는 두뇌 속에 "사랑"이라는 이름은 있는데, 그 뜻(의식)이 없는 사람도 허다하고, 뜻이 있는 사람에도
그야 말로 각인각색이라 할 정도로 다양하다.
그러니 "사랑이 무엇인데?" 하는 물음에는 다음 두 가지 뜻이 있을 수 있다.
"사랑? 사랑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니 가르쳐 달라"는.
"사랑? 당신은 무엇을 사랑이라고 하는데? 당신의 두뇌 속 뜻(意識)을 말해 달라"는...
이 정도로 그 정체가 애매 모호하다고도, 기기묘묘하다고도 할 수 있는 사랑이니,
정체조차 제대로 모르는데 어떻게 사랑을 하기가 쉬우며, 하기 어려운 사랑을 남과 주고 받기가 쉽겠는가...
그러니, 원하는 사랑을 주거나 받기를 할 수도 지난하고, 원하지 않는 것을 사랑이라고 하지 않거나 받지 않기도
여간 여렵지 않다.
여기서 잠시 멈추고 진지하게 성찰해 보자.
"사랑"이라는 단어를 누가, 왜(무엇에 쓰려고) 만들었을까를......
사람이 만들었다면, 사람의 삶에 도움이 되게 쓰려고 만들었지, 지장이나 해로움을 겪으려고 만들진 않았을 것 아닌가?
"눈물의 씨앗"으로 만들어서 서럽게, 아프게 울자, 울리자고 만든 건 아니쟎은가...
"황홀한 유혹"으로 만들어서 중차대한 생업도 경시한채 사랑에 탐익, 매몰되게 하자고 만든건 아니쟎은가?
자,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를 진실로 깨끗이 없애 버리면 그러고도 사랑이라 할게 남아 있을까?
사랑도, 미움도, 행복도, 불행도, 기쁨도, 슬픔도, 만족도, 불만도 상대적인 말 이니 모두가 마음이다.
두뇌 속의 마음으로 말고는 그런게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기괴한 것은,
사람이 처음 어떤 말을 만들 때는 자유 자재할 수 있(었)는데,
만들어 져 있는 말(특히 상대적인 말, 즉 마음)을 고치고, 바꾸고, 버리는 일에는 왜 거의가 불구자 처럼일까?
자기나 주변 사람의 삶에 도움이 되는 말(마음)은 무해유익하게 만들어서 활용하고,
지장이나 해로움이 되는 말(마음)은 무효화 함에 신속 과감하기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