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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선(천사)과 악(악마)이 싸우고 있다" 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 아닌 내 2020. 11. 5. 00:07

어떤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

"내 안에 천사와 악마가 싸우고 있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왜 그런 "말"을 들었다고 하지 않고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가 물으신다면,

그 때는 "말"이란 소리를 "말"이라고 하는 뜻이, 그 소리와는 따로 있다는 것을 모르고,

그 소리 그대로가 말(소리)의 뜻 이라고 알았었는데, 이제는 그게 무지몽매(無知蒙昧)한 오산인이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때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 "아하, 저 사람의 안에 천사, 악마와 같은 무언가가 서로 대립해서 싸우는 상상"이 떠 올라서 그런가 보다....하고 여겼었는데,

지금은 그런 소리 자체에는 그런 것이 겉에도, 속에도 없고, 듣는 내 머리 속에 있을 뿐 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 것을 기초로 하여, 저 사람의 두뇌 속에도 그 나름대로의 뜻이란 것이 있을 수 있겠구나...하고 짐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이 몸의 두뇌 속에 형성된 의식(意識)부터 알고, 그 것(뜻인 의식)을  정확하게 언어로 표현하려고 내가 주도하여 말을 하고,

남의 말 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보편적, 일반적인 것이 아니면 어떤 뜻(意識)을 표현한다는 말인지 물어서 확인하기 전에는 섯불리 그 말뜻을 안다는 속단에 빠지지 않는다.

 

이 정도를 바탕에 깔고, 위의 제목을 -발언자야 무슨 뜻의 말 이라고 했건- 독자 나름으로 그 뜻을 아시겠는지.....  

제발, 그 말(소리) 그대로를 말(뜻)이라고 아시는 차원에서는 벗어나시기를...

이하, 필자 나름의 뜻을 정립해 보이고자 한다.

 

"내"는 그 소리를 내는 사람의 정신이, 제가 속해 있는 사람(이하 [자기]라 하자)을 지칭한다.

"내 안에"는, 자기의 내부, 정확히 말 하자면, 자기의 두뇌 속 이라는 뜻 이다.

"천사와 악마"는 대립적인 두 개의 나(我意識) 이다.

 

"싸우고 있다"는, 어느 순간에는 갑(천사) 의식이 우세하고, 다른 순간에는 을(악마) 의식이 우세하다는 뜻 이지,

실제로 맞장을 뜨듯 싸운다는 뜻은 아니다. (동시에 두 의식이 함께 나와 있지는 않으므로) 

"싸우고 있다"고 알고 말 하는 자는, 그런 모순적인 의식의 양립을 알고 있는 그 사람의 정신이다.

 

이상을 제대로 정리하여 이해하기 쉽게 말 하자면 다음과 같게 된다.

내가 알기로, 이 사람(자기)의 두뇌 속에 "선(천사같다는 의식)"과 "악(악마같다는 의식)"이 양립해서 모순적인 갈등상태에 있다"고 하게 된다.

 

예컨대, 미혼모가 생후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유아를 (1) "어려움이 많아도 키워야 한다"는 의식과 (2) "100만원에 입양해 주자"는 의식이 양립해 있을 때, 그걸 그의 정신이 (1)에다 선(천사), (2)에다 악(악마라)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부르는 것 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는 온갖 의식이 생주이멸(生住異滅  = 생기고, 머물고, 변하고, 사라지고) 한다.

그걸 대상으로 알고, 다루는 기관이 바로 그 사람의 정신인 내 자신이지만,

스스로 자각을 못 하면, 그 나(意識에 나, 내 라는 이름이 붙은 것)를 자신이라 착각하고, 나의 처지를 자신의 실제라고 혼동에 빠지게 된다.

 

위의 예 에서, (1)도, (2)도 내 자신이 아니라, 내 스스로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대상에 불과하지만,

내 스스로 자각이 없으면 어느 순간에는 (2) 악마가 "억울한 피해자의 모습인 나"로, 또 어느 순간에는(1) 천사가 "헌신적 봉사자인 나"로 내 자신인 것 처럼 착각에 빠지게 되면 선택할 자가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 없게 된다.

비유하자면, 의사가 환자를 자신이라 착각에 빠지면 의사가 없는 것 처럼이 되듯이.  

 

스스로 자각하여 어느 것(나 의식)이 자기 인생에 더 필요하고 유익한지(필요없고 유해한지)를 구별하여 평가, 판단, 선택, 결정하는 일은 그리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지만,

자각이 없고, 할 줄을 모르면 거의 불가능 할 정도이고 그럴 때 나오는 소리가 "내 안에 선과 악이 싸우고 있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