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고파 하는 그녀가 불현듯 .....
여기서 사용하는 "불현", "불현듯"이라는 단어는 -통상적인 뜻과는 상관없이- 다음과 같은 뜻 이다.
불현(不現) : "나타 나 있지 않은",
불현듯 : " 나타니지 않은 듯, 나타나(顯現) 있는" 이라는 뜻 으로.
현(現)은, "사람의 감각신경(5官)에 연결이 되어 있는 상태"라는 뜻 이다.
어떤 대상 자체의 상태를 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사람의 감각신경과 연결되어 이느냐(現), 않느냐(非現)에
따르는 구별이다.
고로, 눈 앞에 있어도 현(現) 아닐 수 있고, 등 뒤에서 나오는 소리도 현(現)일 수 있다.
같은 자리에 함께 있어도, 보이는 대상(즉 現)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현(現) 아닌 현(顯)이 있다.
둘 다 "나타날 현" 이라고 번역되지만, 여기서의 뜻은 크게 다르다.
현(現)은 감각신경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인 반면에,
현(顯)은 감각신경과는 연결될 수 없이 -두뇌 속에 의식으로만- 나타나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 하자면, 눈 뜨고 보이는 것이 현(顯), 눈 감고 보이는 것(기억, 상상)이 현(顯)이다.
정신이, 이 두 가지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 하면 혼란스런 혼동에 빠지기 일쑤다.
눈 감고 안 보면(現이 없으면) 그만인 듯 여겨지고(그래서 일부러 눈 감는 일이 더러 있쟎은가..)
밤에 빈 방에 홀로 누어서 보이면(顯) 현실인듯 여겨진다.(그래서 희노애락에 빠지는 일 적쟎다)
위의 제목을 뜻 으로 풀이해 보이고자 한다.
"내가 보고파 하는(好意, 愛意, 意慾) + 그 여인(識 :기억, 상상)"이,
불현듯(不현 :나타나지 않은 것 처럼) 나타 나(顯顯) 있다, 두뇌 속 의식계에.
특별히 주의할 것은,
그 의식을 대하여 알고 있는 내(아는 주체인 自)는, 그 의식의 안 에도, 겉에도 없다는 것 이다.
또, 의식계에 현현(顯現)해 있는 "그녀를 보고파 하는 내" 또한 그걸 대하여 아는 내(自)게로 오고 갈 수도 없는 타(他)이라는 점 이다.
바로, 이 주의가 소홀하면 자각(自覺)을 못 하거나(不覺) 착각(錯覺)과 혼동에 빠지지 않기 어렵다.
빈방에 혼자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잡고 1인극에 빠지게 된다.
빈 방에 홀로 누운 이 사람의 두뇌 속에 있는 내가,
홀연히 떠 오른 "내가 보고파 하는 그녀"라는 의식을 대하고 있구나......하고 알면 그만일 일이지만,
그 의식으로 현현해 있는 "그녀를 보고파 하는 내"(我相, 我意, 我慾)를 내 자신이라 착각에 빠지면,
그 상태가 지금의 현실처럼 혼동되어 웃고 울고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우리네 대부분의 고민, 고뇌가 이런 것 이라 하면 쉽게 이해하고 싶기나 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