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어찌 할꼬....
"마음"이라는 말(?) 만큼 많은 말도 드문 것 같다.
사랑, 미움, 그리움, 행복, 불행, 희망, 바램 등등도 많은 말에 속하지만 그 것들 모두가 마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렇게 많이 하고 듣는 "마음", 그 말의 뜻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알지 못 하는 정도가 아니라, 모르는 줄도 모르고, 아는 줄 안다고 여겨지고 있으니 참으로 기괴하지 아니한가?
"마음이 마음이지", 이런 식으로 안다는 것이 바로 그렇다는 근거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마음을 놓아라,
마음을 꽉 다잡아라,
마음을 잘 써라,
마음 가는대로 따라라,
마음에 속지 마라......
이 정도만 나열해 놓고 보아도 어지럽지 아니한가?
도대체 마음이 무엇이길래 잡아라, 놓아라 하여 헷갈리게 하는지...
그러니 아무리 "(모르는) 마음을 어찌 할꼬!?"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마음의 주인으로 살라"는 말이 있다.
"의"라는 말은, 그 앞에 붙는 단어에 속해 있다는 뜻 이다.
마음의 주인은, 실제로 쓰는 뜻이야 어떠하건 "마음에 속해 있는 주인"이라는 뜻 이다.
신발의 주인, 지팡이의 주인이란 말은 신발 소유자. 지팡이 소유자를 뜻 하지만, 표기 형식으로는 정반대이다.
마음의 주인도, 마음 소유자란 뜻이라고 쓰겠지만, 그 표기 형식 그대로의 뜻은 "신발에 속해 있는 주인"이라는 뜻과 같다.
이걸 문제삼는 이유는 단순한 표기 형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마음 소유자가 마음에 속해 있는 주인공 처럼
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어제 만난 갑(識)을 미워하는 마음(意)을 가진 나(我)"는 분명히 마음에 속해 있는, 마음 속의 주인공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기억을 떠 올려서 보면, 알려지는 그 의식 속에 "마음의 주인공"이 분명하게 알려진다.
그 "마음의 주인공"은, 자기라는 사람 자체가 아니고, 그걸 보고 아는 정신 자신도 아니고,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도 없다.
그런데도, 그게 마치 마음을 소유하고, 지배하고, 사용하는 주인인 것 처럼 착각, 혼동에 빠지는 일이 거의 보편적이다.
그런 상태로는 마음을 다스릴 자(기관)가 있으나 마나이다.
다스릴 대상인 마음 속에 있는 주인공이, 어떻게 무슨 수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겠는가?
내가 무엇인지,
마음이 무엇인지,
기본적인 두 가지만 알면 마음 다루기가 어려울 게 하나도 없지만, 그걸 모르고선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불가능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