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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知意識)과 사실(實事)의 구별.

나 아닌 내 2020. 12. 16. 20:49

앎(知)이란,

사람의 두뇌 속에 있는 정신인 내가,

내 앞에 등장해 있는 의식(意識)을 대(對)하여 보고(觀하고) 있음이란 뜻 이다.

 

사실(실제 사실)이란,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그대로라는 뜻 이다.

 

한 개인의 앎도 하나의 사실에 속하지만, 여기서는 앎을 제외한 사실만을 지칭하는 뜻 이다.

따라서 여기서의 [사실]은 앎이 아니고, "앎"은 서실이 아니라는 뜻 이다.

 

"눈 앞에 있는 소나무 하나를 보고 안다"고 하는 일을 [사실]과 "앎"으로 구별해서 보기로 한다.

그 소나무 앞에 이 사람이 서 있고, 그 눈으로 소나무를 접촉(視覺)중에 있음이 [사실]이고,

이 사람의 두뇌 속에 형성된 "그 소나무 시각정보(眼識인 色相)와 푸른 소나무라는 언어(語識)에 부가된

"아담하고 기품있는" 이라는 마음(제7 心意)이 합쳐진 의식을 내가 보고 알고 있음이 "앎"이다.

 

이상을 제대로 구별한다면, [사실]은 두뇌 바깥에 실제로 있는 사실 그대로인 반면에,

"앎"은 두뇌 속에 떠 올라있는 의식 그대로이므로 둘은 있는(있을) 곳이나,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도 같을래야 같을 수가 없음도 짐작하기 어렵지 않으리라.

 

그런데도, 그 구별을 제대로 하지 못 하면 혼동뿐만 아니라, 내 스스로 어디에 있는 무엇인지도 착각에 빠진다.

내는, 두뇌 바깥에도 있을 수가 없고, 두뇌 속 의식계에도 있을 수가 없는데 말 이다.

 

어떨 때는 바람부는 거리에 서 있는 몸(사실)이 내 자신이라고 착각하고,

또 어떨 땐 두뇌 속에 떠 올라 있는 기억속 인물을 내 자신이라 착각하여,

그 곳이 내 현실인 것 처럼 혼동에 빠진다. 

 

삶은 사실 속에서, 사실 그대로 살지, 다르게 사는 수는 없다.

그렇지만, 삶이 어떤 사실로 흐르고 있는지는 의식 그대로 말고는 알길이 없다.

여기서 [사실]과 "앎"의 괴리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이 있는 곳(두뇌 밖 = 外界)과 "앎"이 이루어지는 곳(두뇌 속 의식계=內界)이 다르고,

양적으로 비할 정도가 전혀 아니며,

질적으로 전혀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는 "같다"고 여길 수 있어야 하기도 하고, 어느 정도는 "다르다"고 구별하기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소위 "아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고 하는 것이 그런 경우이다.

정확히 말 하자면 "아는 사람"은 두뇌 속에 있고, 만나는 사람은 두뇌 바깥에 있는데, "같다"고 알기도 하고,

"아는 사람은 지금 이전에 알던 두뇌속 사람이고, 지금 만나는 사람은 전혀 모르던 부분으로 "다르다"고

구별하여 알기도 한다.

 

사실 그대로에 가깝게 알아야 사실로서의 삶에 지장이 없고 도움이 된다.

제 두뇌속 마음대로 알면서, 그걸 사실과 같다거나 더 나아가 사실 그대로라고 우김에 빠지면 어찌 될까?

그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 까지도....  

 

알기에 부지런 하고, 신중하고, 통찰력과 분석력 그리고 사고력을 갖추어서 알기를 한다는 것이 어찌 쉽고

수월하고 효율적이기만 하리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