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철천지 웬수가 맺혔길래....
4녀 3남인 형제 자매가 있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지금은 모두가 소위 "살만 하다" 할 정도로 살고 있다.
잘 산다고 다른 형제를 도와야 할 일도 없고,
살기가 어렵다고 다른 형제에게 걱정이나 부담을 끼치는 일도 없다.
가까운 이웃에 살고 있지도 않으니 자주 만날 일도 별로 없고,
특별한 일이 있어서 자주 만나야 할 일도 별로 없다.
그런데 어쩌다 한번 만나기만 하면 소위 "못 잡아 먹어서 죽겠다"는 듯이 으르렁거린다.
철천지 웬수끼리 만난 것 같다.
사람들이 보기에 다투거나 싸울 일이 아닌 것을 놓고 악 쓰고 성 낸다.
희한하달까 기이하다 할만한 것은, 형제 자매끼리 그런 사람들이 남들과는 좋은 관계로 지낸다는 것 이다.
똑똑하고, 능력있고, 친화도 잘 한다는 평판을 받는 사람들이 형제자매끼리는 왜 그럴까?
딱 하나 밖에 그럴만한 원인이 없다.
그들 중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지, 못 하는지.... 이유이다.
어릴 때의 성장 환경에서의 학습효과다.
아버지 3형제가 지독히도 불화하였다.
그 중에서 항상 약자로서 일방적으로 피해만 당한다고 불평, 분노 정도가 아니라 증오심이 충만해 있었던
막내가 아버지였다.
그 중에서 백부를 증오하면서도, 제대로 표현조차 못 하고, 참고 당하기만 하는 부모를 원망하는 마음이
쌓여 있었다.
"나도 다시 태어나면 맞이로 태어나고 싶다"는 아버지의 한탄까지 유산(?)으로 쌓여지면서.
그런 축적된 원망, 증오가 걸핏하면 저희 형제끼리에 폭발된다는 것을 그들은 모른다.
그저 아는 것 이라곤 "상대가(특히 형이, 오빠가) 너무나 그르고 잘못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라는 것 뿐이다.
"상대의 잘못, 그름이 무엇이고, 그게 그리도 미워할만 한 이유나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도 의문조차
가지지 않는지, 못 하는지.....
어린 아이라면 -환경의 피해자이니- 불쌍한 사람들이다.
어른이라면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지 않고 자기학대, 주변가해를 하고 있으니- 참 고약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사람의 "어림"과 "어른"은 나이에만 있는 게 아니니.......
어린 시절의 마음 그대로를 맹신, 맹종하는 수준이면 -나이가 예순이 넘어도- 철부지 어린이다.
정신으로서의 수양, 학식과는 전혀 무관하게 누구나 쉽게 가능하지만, 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공염불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