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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뇌 속에 모든 것이 있고, 아무 것도 없다"고 하면?

나 아닌 내 2021. 7. 30. 00:18

1. 이(내) 두뇌 속에 모든 것이 있고, 아무 것도 없다.

2. 이(내) 두뇌 속에 모든 "것"이 있고, 아무 [것]도 없다.

 

위의 제목만 보면 제 정신이 아니라 할만 한 소리라 여겨지리라.

그렇지만, 위 본문 중 1과 2를 구별해서 보면 무언지는 모르지만, 그럴 수 있겠구나 하고 여겨지리라.

특히 위의 2에서 "것"과 [것]을 구별한 이유를 알게 되면 쉽게 이해되리라.

 

"것"은 두뇌 속 의식을 지칭한다.

[것]은 두뇌 바깥의 실제 사실을 지칭하려는 뜻 이다.

두뇌 속엔 온갖 "것"이 있지만, 그 어떤 [것]도 없다.

두뇌 바깥엔 온갖 [것]이 있지만, 그 어떤 "것"도 없다, 그렇지 않는가?

 

먼저 요약해 둘 것이 있다.

첫째, 사람의 아는 기능을 수행하는 정신기관(내 자신)이 두뇌 속에 있다는 것,

둘째, 따라서 내 자신에게 알려지는 대상(의식) 또한 두뇌 속에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셋째, 고로 내가 아는 것 일체는 두뇌 속 의식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라는 것.

넷째, 그렇다면 내게 알려지는(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 (두뇌 속 의식)이 두뇌 밖에는 있을 수 없다는 것.

다섯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각적 접촉과 동시적인 의식(소위 현실의식)은 두뇌 바깥의 현실이라고 동일시(혼동)된다             는  것. 

여섯째, 뿐만 아니라 기억이나 상상인 의식도 마치 현실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는 것,

일곱째, 의식(意識)의 사실적 정보인 식(識)이 아닌 주관적 평판인 마음(意)이 사실인 것 처럼 여겨지기도 한다는 것 등이다.

 

위에 나열한 일곱가지 전제를 제대로,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면 착각, 혼동, 망상, 번뇌등등에 빠지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환언하면, 그런 전제를 이해하지 못 하면 내 자신이 대상(의식계) 속에 있다는 착각, 대상(두뇌 속 의식)이 실제 사실 그대로인 것 처럼 혼동되는 일에 빠지지 않기도, 빠져 나오기도 결코 쉽지 않다.

 

두뇌 속에 얼마나 많은 "것"이 있는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지만,

주먹만한 두뇌 속이라고 용량이 적다, 많다고 측량할 길이 없다.

그 주먹만한 두뇌 속에 수십년 시간도, 수만리 공간도 담긴 [것]처럼 담긴 "것"이니....

 

이상을 제대로 이해하고도 소위 고민이니, 숙원이니, 여한이니 하는 것을 남겨 두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