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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내 인생" 이라고 !?

나 아닌 내 2021. 9. 6. 13:49

"내 인생은 나의 것(내 꺼)" 이라는 말은 흔하디 흔한 말(?)이다.

윗 줄에서 왜 그냥 말 이라고 하지 않고 "말(?)"이라고 했느냐 하면,

그 뜻을 제대로 모르면 헛 소리(뜻이 없는 소리), 엉터리 소리(뜻이 엉터리)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나 "내"를 "타인"이 아닌 자기라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니지만,

자기라는 사람과 "나", "내"라고 자칭하는 것의 관계가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고서는 그 말의 가부(可否)를

따지는 것 부터가 옳지 않다.

 

단적으로, 그 어떤 [한 사람] 자체(전부)를 [자기]나, [이 사람]이라 한다면,

그 [이 사람]에 속해 있는 일부에 불과한 두뇌 속 정신기관, 의식체계, 그리고 그 나머지인 생명체를 구별해 놓고,

그 중의 무엇이 스스로(自) "나", "내"라고 자칭(自稱)하는지,

또, 그 중의 무엇이 무엇을 "나", "내", "자기", "자신", "자기 자신"이라고 타칭(他稱)하는지를 확정한 다음에

그 중의 무엇이(자칭자), 무엇을(타칭자) 인생의 소유주(주인)라고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거의 전무하기 일쑤다. 

 

이제 과학적 실험적으로 따져 보기로 하자.

[이 사람]이 잠 들어 있을 때 "나", "내", "자신"등등을 스스로 알거나, 알려지는 일이 있던가?

없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 한다.

 

남들이 "아하, 저 사람이 잠 들어 있구나" 하고 알지만,

"저 사람의 무엇(어떤 기관)이 잠 들어 있구나" 하고 알지는 못 한다.

"바빠서 정신이 없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말 하는 그 자신이 무엇인 줄은 모른다.

 

몸이 온전히, 그 안에 생명이, 그 두뇌 속에 온갖 의식이 잠들지 않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기 어렵지 않지만,

그 사람의 무엇(어떤 기관, 기능)이 잠 들어 있는지는 모른다.

왜냐, 바로 무언가를 아는 기능을 담당하는 그 기관이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아는 일을 하는 내 자신이고, 그걸 정신이라고 한다.

이 사람이 잠든 줄을 남은 알아도 내 자신은 알 수가 없다.

남의 정신은 깨어 있으니 알 수가 있고, 이 사람의 정신인 내 자신은 깨어 있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자, 그렇다면 내는 이 사람의 어디에 있을까?

바로, 내가 아는 것이 어디에 있는 무엇일까를 탐구해 보면 자명해 진다.

기억이나 상상이 두뇌 속에 있다는 것, 그 것을 아는 내가 그 기억과 상상 가까운 곳(두뇌 속)말고 어디에 있겠는가?

 

그렇다면, 아는 주체로서의  [내]가 아는 대상(객체)으로서의 "나", "내", "자기 자신", "심ㅇㅇ"는 어디에 있는 무엇일까

하는 물음에의 대답도 훨씬 쉬워지리라.

[내] 맞은 편 의식계 표면에 떠 올라 있는 소위 아의식(我意識=나, 내, 자기자신, 심ㅇㅇ라는 이름이 붙은 의식) 이상도, 

이외도 아님을 알기 쉬우리라.

 

정리하자면 "내"니, "나"니 하는 말의 뜻을 다음 세 가지 차원으로 가정해 볼 수 있겠다.

 

1. [이 사람], [자기](전체)라는 뜻 이라면 "이 사람의 인생은 이 사람의 것" 아닐 수가 없다.  

사실상 딴 사람의 지배하에 있어도 내 인생이, 지배하는 그 사람의 인생일 수는 없다.

 

2. [이 사람]의 일부인 두뇌 속 정신이 스스로 자칭하는 이름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런 내(두뇌 속 정신)가 감히 [이 사람](전체)의 주인인 것처럼, 내 인생 운운하다니....

살게하라는(生命), 삶을 운전하라는(運命), [ 이사람]으로 부터 부여받은 본래의 임무(본분)을 수행할 책임

을 부담하고 있는 하인격에 불과한데....

 

3. [이 사람]의 일부인 두뇌 속 의식계의 한 낱인 "나"(我意識)를 지칭하는 이름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아무개가 그리워 죽고싶은 나, 아무개가 미워서 죽을 지경인 나, 소위 자포자기하고 죽고싶은 나 등등이 포함된다.

그게 [이 사람] 인생을 소유하고 있는 주인인 것 처럼 되어 있는 일이 허다하다.

 

바로 위 2 (정신)의 우매함 때문에 발생하는 착각과 혼동(그런 한 개의 "나"를 [이 사람]이나 [내(정신)}라고) 하고 있어서다.

현명한 사람(그 정신)이라면, 그리 하라고 해도 안할 일이지만 우매한 자들은 "그게 나야"에 빠져서 나오려 하질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