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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주지 않고, 몰라 주어서 답답하다"고?

나 아닌 내 2021. 11. 13. 18:07

답답하다고 한숨 쉬는 사람에게

"왜냐?"고 물었더니,

"(그 누구가) 내 심정을 알아주지 않고 몰라 주어서 답답해 미치겠다"고 하더라.

 

알아 준다? 몰라 준다? 그게 무슨 뜻(어떤 일)인데? 하고 물으니,

"알아 주는 게 알아 주는 것 이고, 몰라 주는 게 몰라 주는 것 이지...무슨 뜻을 물어 시비하는가!?" 하고

투덜거린다.

 

그래,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뜻을 모르는 소리이지만 말이라고 알고 쓰니...)이긴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모든 사람이 쓴다고 해도 뜻이 명확하지 않으면 헛소리나 다름없지...

그래서 혼자서 검토해 보았다.

 

남 에게 "(무언가에 관하여)알아, 또는 몰라"라고 말 할 수는 있지만,

그 것이, 그런 소리를 내고 듣고 하는 것 이상으로,  알아나 몰라를 주고 받는 것은 아니다.

남 에게 내가 앎(知)을, 모름(無知)을 어떻게 줄 수가 있으며, 남이 줄 수가 없는 것을 어찌 받을 수 있는가.  

 

고로 "알아 준다", "몰라 준다"는 소리는 상대가 아니라, 자기 두뇌 속에 형성되는 제 마음(意)일 뿐,

실제로 그런 말에 해당되는 일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상대가 가만히 있는데도 "저 사람은 내 심정을 알아 준다"느니 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고,

상대가 "네 심정 이러 저러하리라고 충분히 이해한다"고 자세히 강하게 말 해도 "말은 그리 해도 내 심정 몰라 준다"고 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소위 낙관형이니 비관형이니 하는 구별이 있다.

바라는 일이 될지 안 될지를 당장은  알 수 없는 경우에 된다는(낙관형), 안 된다는(비관형) 마음이 생기는 것 과 같이

남이 내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모르는 경우에 안다는(낙관형), 모른다는(비관형)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 마음을 남이 무슨 수단이나 방법으로 만들어 주고, 고쳐 주고, 바꿔 주고, 비워 주고 할 수 있으리오.

 

다, 자기 두뇌 속 일이니, 기존의 의식계에서 기계적 자동적으로 그런 마음이 생겨 나오거나,

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거나 할 수 있을 뿐인 것을 남이 할 수 있고, 남이 한 것 처럼 오인, 오해, 오판에

빠져있으니 누가 무슨 수로 그 쌓인 의기(意氣)로 답답한 가슴을 해소해 줄 수 있겠는가?

 

그 자신이 풀려고만 하면 너무나 쉬운 일 이지만,

남이 "몰라 주지 않고 알아 주어야만 돼" 라는 마음에 맹신, 맹종하고 있으면 스스로 속수무책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