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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知)의 갖 가지 차원.

나 아닌 내 2022. 8. 12. 11:24

사람에게 일어 나 있는 일 중에 "아는(知)"이라는 것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그 정신이 잠 들기 전에는 온갖 "아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그 중의 어느 누구도 "아는"이라는 말의 뜻(두뇌 속 意識)이 무엇이고,

그 뜻을 구성하는 요소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모르는 줄이라도 아는 이 극히 드물다고 나는 본다. 

 

"아는"이 무엇이냐는 불음에,

가. "아는?, 아는 이 무엇이지?" 하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두뇌 속에 "아는"에 관한 의식이 전무한 경우.

나. "아는?, 아는 이 아는 이지" 하고 동어반복하는 사람도 있다.= 두뇌 속에 "아는"이라는 말만 저장되어 있는 경우.

다. "아는"?, 내(주체)가 무언가(대상)에 대(對)하여 아는 것 이지" = 두뇌 속에 그렇게 저장되어 있는 경우.

라. "아는?, 내(주체)가, 내 앞의 두뇌 속에 떠 올라있는 의식(名, 識, 意)에 대(對)하여 아는 것 이지" =그렇게 의식된 경우.

 

위의 가, 나에 해당되는 사람이 적지않지만, 여기선 논의에서 제외하고,

다에 해당되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에 속하고, 라에 해당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다와 라의 결정적 다름은,

"다" 에서의 대상은 두뇌 바깥에 있거나(현실), 있었거나(기억), 있을 것(상상)에 대(對)하고 있으면서 아는 것 이라고 여겨지는데 반 하여,

"라" 에서의 대상은 그 어떤 경우(현재조차)에도 두뇌 속 의식에 대(對)하고 있으면서 아는 것 뿐이라고 안다는 점이 다르다.

 

단적으로, "눈 앞에 있는 저 사람을 보고 안다"고 아는 것이 "다" 이고,

"내가, 지금 눈과 귀를 통하여 입력되고 있는 저사람 이름(名)과 정보(現顯識), 그에 부가된 마음(意)을 알고 있다"고 아는 것이 "라" 이다. 

 

이 정도에서 사람이 안다고 아는 것 들을 차원별로 구별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실(實) : 실제로 존재하는 그대로.

2. 정보(識) :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과 접촉하여 획득된 두뇌 속 정보(기억)와 상상으로 이루어 진 정보(상상) 

3. 마음(意) : 위의 2(識)에 -두뇌 속 비교, 평가, 판단, 선택, 결정등- 상대화 작업에 의하여 부가된 상대적 언어(意). 

4. 이름(名) : 위의 2(識)와 3(意)이 합쳐 진 그 의식(意識)에 붙여 진 이름(名)

 

그런데 1(實) 그대로는 추호도 알 수가 없는데도 "나는 그 사실대로를 안다"고 아는 일이 대부분이다.

2(정보인 識) 중에서도 그 순간에 떠 올라 있는 것만을 알뿐인데도 "나는 그 사실대로를 안다"고 안다.

 

3(제 두뇌속에서 형성된 마음인 意)은 위의 1과 전혀 무관한데도 "나는 그런(마음같은, 마음대로인) 사실을 안다"고,

즉, 마음을 사실이라고 아는 줄을 모른다.

 

4(제 두뇌 속에 기억된 이름)는 위의 2와 3인 그 의식(意識)에 붙여진 이름일 뿐이데도, 나는 그(이름) 사실을 안다"고.

즉, 이름을 사실이라고 아는 줄을 모른다.

 

그래서 현명한 정신이라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일이 비일 비재하다.

이름만 있고, 그 이름에 해당되는 사실이 없는(有名無實인) 경우 : 청룡, 주작, 제우스 신.

이름만 있고, 그 이름에 해당되는 정보가 없는(有名無識인) 경우 : 사랑, 행복, 선, 의(義).

마음만 있고, 그 뜻이 없는(有心無識인) 경우 : 좋아, 옳아, 이로워, 의로워 하면서, 그 이유나 목적이 없는 경우.

 

이상으로 사람(정확히는, 그 사람의 정신인 내 자신)이 안다고 아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 차원이 있고,

얼마나 부정확 하고, 얼마나 터무니없지만, 그런 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아는 이 너무나 희소하다.

 

첫째, 내가 나를 안다고 하는 그 "나(객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줄 모르고 안다고 안다.

둘째, 내가 안다고 하는 그  "내"(주체)가 무엇인지도 마찬가지다. 

셋째, 내가 무엇을 안다고 하는 그 "무엇(대상)"이 무엇인지도 마찬가지다.

 

100명을 모아 놓고, 그 앞에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한 사람을 세워 놓고,

그대는 저 사람을 아는가, 아는대로 말해 보라?고 하면 어떤 대답들이 나올까?

그 대답들이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를까, 그 다른 원인은 과연 뭘까?

 

"나는 다른 사람보다 한 가지를 더 안다,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 [쏘크라데스]

"나는  세상(바깥)을 아무 것도 모른다" -  옛 선사.

 

제가 아는 것 으로 최소한 자기와 주변 사람들의 안전, 건강, 순탄, 조화로운 삶에 보탬이라도

되게 할 대책이라도 있는지, 강구라도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