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할수 있는 주인이 왜, '말(언어)'의 노예처럼 될까?
사람(누구나)의 정신이 말을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여기서는 자신이 스스로 새로 만들어서 하는 말만을 [말]이라 표기하고,
자신이 듣고 알기만 하는 말은 "말(發言과 聽語)" 이라고 구별하여 표기하고자 한다.
주체를 따지지 않고, 말 형식으로만 보자면 [말]이나 "말"은 같다.
음성이나, 문자의 형식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말을 만들어서 실제로 하는 주체는 전혀 다르다.
[말]은 내 스스로 주도하여 새로운 말을 -주로 좌뇌를 향하여- 하는 말 이고,
"말"은 내가 주도는 커녕 미리 알지도 못한 것이 내게 들려서 알려지는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등산을 하면서 "힘 들어서 죽겠다"는 말이 나온 사람이 있을 때, 그 말은 [말]일까, "말"일까?
대부분 사람들이 내 스스로 하는 내 [말]이라고 알지만 과연 그럴까?
1). 아무리 어렵고 힘 들고 재미없어도, 해야 결과가 인생에 좋아 질 일이 있는가 하면,
2). 아무리 쉽고 수월하고 재미있어도, 하면 결과가 인생에 나빠 질 일이 있다.
위 등산의 경우 , 그 사람의 정신이 스스로 진지하게 예측은 커녕, 막연한 상상이라도 해 보고
"힘들어서 죽겠다"고 [말] 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두뇌 속에서 저절로 형성되어서 입으로 나온 "말"인가?
전부는 아닐 수 있어도 [말]은 "말"에 비하여 사람에게 필요 유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에 "말"은 [말]에 비하여 불필요 유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신이 자각상태로 진지하게 사고하여 만드는 [밀]에도 실수가 차지할 비중이 결코 가볍지 않는데,
스스로 결정할 주체적, 목적적, 통찰적 지혜가 없는 한갖 경험과 학습의 소산인 기계덩어리에 불과한
의식계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말"에 실수가 적기는 기대조차 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대부분 인류의 정신은 [말]을 구사할 능력을 천성인 지혜로 지니고 있지만,
스스로 그 것을 계발하여 쓰지 못 하고, 소위 "지식"의, "말"의 노예처럼 살고 있다.
왜 그럴까?
저 자신으로서의 깨달음(自覺)이 없어서다.
비유하자면 "내가 지금 알기로, 이 몸이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고 알아야 하는데,
"총,포탄이 우박처럼 쏟아지는 전쟁터 현장에 있는 공포"만을 알고 있다면,
영화를 보는(아는) 자신으로서의 깨달음(自覺)이 없고,
영화속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착각이 있고,
영화속 상황이 현실이라는 혼동이 있다.
글자 수로 10여자에 불과한 누군가의 말에 관하여 "통상적 의견차이"가 있을 뿐,
그로 인하여 형제간에 크게 문제삼을 만한 일도 없었는데, 죽자 살자고 다투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사람의 말 그 자체에는 아무 힘도 없다.
듣는 사람의 두뇌에서 반응으로 형성되는 마음(대체로 제7心意)이 힘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 더 근원의 힘은 정신의 말(대체로 제8自意)이다.
"너무나 중차대한 모욕이라서 미워죽겠다"는 마음이 폭발하고 있을 때도,
잠시 멈추어서 "꼭 그래야 할 이유가 정당한가, 그럴 필요나 목적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두뇌에 지시할 수도 있는 정신 [말]이 힘의 원천이다.
그렇지만, 이런 글을 연구하는 사람도, 이해해 보려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