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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말(번역? 해석?)의 차이를 모를 뿐 이지만....

나 아닌 내 2022. 11. 22. 09:47

소위 "애별리고(愛別離苦)"라는 한문자로 된 짧은 문장이 있다.

통상적인 해석은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서 지내는 괴로움"이다.

 

직역하자면 "사랑하면서,  따로 떨어져 있는 괴로움" 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이 또한 모순스럽기 까지 하는 어색한 해석(?)이다.

"사랑함"과 "따로 떨어 져"는 성립불능인 것 같기 때문이다.

 

문법에 따라서 정확히 번역하자면, 따로 떨어져(別離)를 사랑(愛)하니 괴롭다(苦)고

해야 올바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따로 떨어져"라는 말과 "사랑할 수"라는 말의 뒤를

어떻게 연결하느냐 이다.

 

따로 떨어 져 사랑할 수 "있다"고 하느냐, 없다고 하느냐의 문제이다.

논리적으로는 "없다"고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드물지 않게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실제로는 엄연히 있다니....

뭔가 밝혀지지 않은 원인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가까이 있으면서 멀리 있는 것 처럼 (멀리 있으면서 가까이 있는 것 처럼)" 이라는 

것이 있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가까이 함께 있으니 사랑할 수가 있고, 따로 떨어져 있으니 사랑할 수가 없다"는

모순스러움을 단번에 해소하는 답은 다음과 같다.

 

1. 두뇌 속 기억이나 상상 속의 주인공은 상대와 가까이 함께 있으면서 달콤한 사랑을 하고,

2. 두뇌 바깥의 실제 세상에서는 자기와 상대가 따로 떨어 져 있으니 사랑할 수 없어 슬프다고.

3. 이 둘은 양립이 불가능하므로 오직 택일만이 문제이고 해답이다.

4. 고로 양쪽을 동시에 문제 삼으면 해결할 수가 없다.

 

1. 두뇌 속 에서의 달콤한 사랑을 즐김에서 그치거나, 포기해서 버리거나,

2. 두뇌 바같에서의 불가능한 사랑을 포기해서 버리는 것 만이 전혀 어렵지 않는 효율적인 선택이다.

전자(1)도 즐기면서 후자(2)도 탐하니까 실현, 성취는 물론이고 실행조차 불가능이라는 장벽이 생긴다.

 

어렵고 복잡한 길을 멀리 돌아 와서 내리게 되는 결론이라는 종착은 오직 "해석의 차이"이다. 

"따로 떨어 져 있음(별리)을 사랑하니 (하지 말라고) 괴로울 수 밖에"

"함께 있으면서 원망하고 미워하니 (헤어지던지, 원망하지 말라고) 괴로울 수 밖에"

"이루지 못할 것을 바라고 구하니 (바라지도, 구하지도 말라고) 괴로울 수 밖에"

"해야 할 것을 하지 않고, 안 해야 할 것을 하는 일이 쌓이니(그러지 말라고) 괴로울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