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내 '마음'은, [내] 아래에 있지만......

나 아닌 내 2022. 11. 26. 20:32

통상적으로 '나'와 '내'는 같은 뜻인 다른 말(同意異語)로 쓰고 있다.

뒤에 "가" 붙을 때는 "내가"라 쓰고, 뒤에 "는"이 붙을 때는 "나는"이라고 쓴다.

뒤에 "의"가 붙을 때도 "나의"라고 쓴다.

 

같은 뜻 이라고

"내가" 하지 않고 "나가" 하거나,

"나는"이라 하지 않고 "내는"이라 하거나,

"나의"라 하지 않고 "내의"라 한다면 얼마나 어색하겠는지 누구나 알리라..

"내가 아는 나"라고 하지 않고, "나가 아는 내"라고 한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앨범 속 어린 시절의 사진과 그걸 보고 있는 사람이 같지 않는데도

"이 것(사진)이 나다, 내 이다" 말 하는 사람들이 거의 모두 아닌가?

보고 있는 자신을 모르고, 보이는 사진만 자신이라고 알기 때문이다.

 

두뇌 속에 떠 올라있는 기억이나 상상속 "나"를, 보고 있는 "내" 자신이라고 착각에 빠진다.

알려지는 그 무엇도 그걸 아는 [내] 자신이 아닌데도, 스스로(自) 깨달음(覺)이 없으니

알려지는 기억이나 상상 속의 "나"를 [내] 자신이라고 아는 착각에 빠지는 것 이다.

 

그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이 [내] 스스로 만든 명실상부한 [내 마음]도 [내]가 아래에 놓고

자유처분이 가능한 대상에 불과한데도,

 

전혀 [내 마음]이 아닌 "나의 마음"(두뇌 속 "나"라는 이름의 의식의 일부인

마음(意)이 [내] 자신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자기라는 최고의 주인보다도 귀중한 대우를 받는

일이 결코 적지 않으니 너무나 희극같은 인류의 불행이다.

 

인생이 망해도 해야 해, 자기가 죽어도 좋아, 남북전쟁도 불사한다, 핵 전쟁도 제3차 대전도

할 수 있다, 이런 등등의 소리를 가볍게 내 지르는 사람들을 더러 만난다. 

소리만 내는게 아니라 자기살해, 집단 살인등 잔혹한 범죄도 태연히 자행한다.

 

다 그 "나의 마음"이 그리 한다.

그 "나의 마음"을 [내 마음]이라고 착각, 오인, 혼동에 빠져 있는 [내] 우매 때문이다.

 

"유사이전, 이후를 막론하고 절대 불변의 최고 가치" 조차도, [내]겐 하나의

마음일 뿐 이다.

"내가 모든 걸 바쳐서 지켜야 할 최고로 귀한 것"도 "나의 마음"일 뿐 이다.

 

인류의 모든 위험하고 해로운  "불(不) 놀이"는 모두 우매한 [내] 때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