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쓰는 정신(精神)과 머리에 맹종되는 귀신.(鬼神)
머리를 써라,
머리 좀 잘 써라.
제발 머리 좀 쓰고 살아라,
이런 등등의 소리를 내는 사람을 간혹 보았다.
그 때는 "말(소리) 그대로 그런 뜻이거니.... "하고 안다고 알았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게 -그 사람 두뇌 속에 있는- 무슨 뜻의 표현인지 알 수 없다고 안다.
도대체 그런 소리를 말이라고 하는 데 그 뜻이 무얼까, 뜻이 있어서 내는 말일까?
"머리", "머리를 씀", "머리를 쓰는 수단과 방법", "머리를 쓰고 안 쓰고의 효용비교",
"머리 쓰는 주체(사람의 무엇이 머리를 쓰는 기관인가)", "머리를 쓰는 목적" 등등에
관한 질문에 적절한 대답이 나올 수 있어야 소위 "머리 씀"에 관하여 안다고 할텐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자기라는 사람과 동일시 한다.
이 사람이 내 자신이다,
내가 이 사람이다 하는 식으로.
이 사람 단위로는 하나 뿐 인데, 쓰고(주체) 쓰이는(대상) 둘을 상정할 수가 없다.
이 사람을 적어도 두 가지로 구별(分別이 아님)해야 그 중 어느 하나가 주체로,
다른 하나를 대상으로 삼을 수가 있다.
머리를 쓴다 하려면, 이 사람(전체) 안 에서 "머리"(쓰이는 대상)와 "쓰는 기관"(주체)을
구별해 놓고서야 말할 뜻을 정립할 수가 있다.
예컨대, 이 사람(전체)의 두뇌 속에 있는 정신기관(내 자신)이 머리를 쓰는 주체이고,
정신기관(주체)의 질문과 명령에 따라서 작용하는 두뇌조직이 쓰이는 머리(대상)라고
말 해야 뜻이 있는 말이 된다.
그런데, 그 사람의 정신(즉 내 자신)이, 스스로 "이 사람이 내 자신이다"라고 알게 되면,
머리를 쓸 자도, 쓰여 질 머리도 상정조차 불가능해 진다.
그래서 그런 소리를 아무리 자주 강하게 지껄여도 빈소리, 헛소리에 불과하게 된다.
그런 소리만 들은 사람이 무슨 수로 머리를 쓰며,
그런 소리만 내 뺕는 사람인들 무슨 수로 머리를 쓰겠는가?
머리를 쓰려면, 단적으로 "이 사람의 정신인 내가 주체로서", "이 사람의 두뇌를 대상으로",
"내 스스로의 말을 수단으로 질문, 명령하는 방법으로 부리는 일이 머리 쓰기"라고 알아야
가능하다.
인간의 두뇌는 인간이 만드는 그 어떤 컴퓨터 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다.
그 어떤 정밀 컴퓨터도 인간의 두뇌에서 설계되어 나온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것을 어떤 목적이나 용도로 어느 정도나 계발하여 쓰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스스로 머리를 쓸줄 알고 머리르 잘 활용하는 사람과,
머리가 알려주는(실제로는 머리에서 알려지는) 그대로만 맹신, 맹종하는 사람을 구별하기는
매우 쉬우면서 어렵다.
위에 적은 글을 이해하면 너무나 쉽지만, 소위 "머리 쓰기"라는 말(소리)만 듣고 그 뜻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관용적이고 대범한 성격의 소유자는 머리를 제법이라도 쓰는 편에 속하고,
고집불통으로 자기와 가족, 주변을 괴롭히는 습성의 소유자는 머리를 전혀 못 쓰고 오히려
머리에게 지배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