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무슨,...."아무"러면 어때서.
"아유, 너무 너무 반갑다",
"아휴, 너무 너무 힘 들다",
이런 소리(말?)를 더러 듣는다.
"아무나 와도 괜챦다(故然치 않다)",
"아무러면 어때서, 상관없다",
이런 소리(말?)도.
"아유"나 "아휴", "아무"가 순수한 우리 말 이라고 알고 있은지 오래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我有(나 있음)", "아휴(我有로 힘들어 휴!)", "我無(나 없음)"
이라는 한문(漢文)에 뿌리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언어 용례를 검토해 보면 그런 믿음에 쉽게 수긍이 간다.
"아유"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그 근저랄까, 배경이랄까에 자기의 마음, 그 것(意)
이 연결된 것(사람, 사물, 일, 현상인 識)이라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아유, 너도 참...", "아유, 그럴 것 까지 뭐 있다고.." 할 때의 "아유"는 바로
그 뒤에 따르는 - "너도 참", 그럴 것 까지 없는데" 라는 말이 "나의 마음"이다.
"아무"를 사용할 때도, 그 뒤에 따라 나오는 "(아무)라도 괜챦아", "(아무)러면
어때서..."가 바로 나는 상관이 없어, 나랑은 무관해라는 마음(意)이다.
사는 동안에 아유(我有), 아무(我無)가 문제되는 단계를 구별할 수가 있겠다.
1기 = 아유(我有)가 강조되는 단계.
사람이 타고 날 때는, 그 두뇌 속에 어떤 의식, 특히 마음이라는 상대적 언어(意,
의미어)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가,
자라고 생활해 가면서 체험과 학습을 거쳐서 비교, 평가, 판단, 선택, 결정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상대적 언어들이 두뇌 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어떤 대상(識)에
연결되어 하나의 의식(意識)을 형성한다.
유아기에는 소위 "낯(안면) 가림"이 없다가, 자라면서 가까운 사람들과 낯선 사람을
구별한다.
바로 구별하여 형성되는 상대적 언어(意)가 마음(心)이다.
그런데, 그 마음(意)에 "자기 자신" 이라는 이름(名)이 붙은 정보(소위 我相인 識)가
연결된 것을 "나의 마음", 줄여서 "나"라고 호칭하기도 한다.
소위 "나의 생각", "나의 주장", "내 의사", "내 의견" 이라는 것들의 약칭이 "나"이다.
이 "나"(意識)가, 딴 의식과 연결되는 수가 있고, 되지 않는 수가 있다.
딴 의식과 연결되면 "나"는 어쩌구 저쩌구 하는 주장, 의사, 의견이 파생되면서
나랑 상관있다, 나와 유관(관련있음)하다 하게 되는 바, 이게 바로 아유(我有) 때문이다.
생장하고, 생활하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등등을
알지 않으면 어렵거나, 위험에 처하거나, 망하고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체험으로, 학습으로 의식하게 되는데 그 대부분이 "나"와 관련된다.
이런 단계가 대체로 경제적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60대 까지이다.
그런데 '나'(我有)라는 마음이 많아 질 수록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그 것이 없거나 적을 때 보다 생리적, 정신적, 의식적, 육체적으로 할 일이 더 많고, 복잡하고,
어렵고, 힘들고, 그러고도 만족하는 '나', 행복한 '나'와는 반대되는 '나'들이 많아서 괴롭다.
그러니 "아유 때문에 너무나 힘들어 휴우..!" 하고 한숨 쉬는 "아휴"가 생길 수 밖에.
2기 = 아무(我無)가 강조되는 단계.
위의 1기 동안에 남은 생애를 위한 준비가 거의 완료되어 있어서 경제적 활동이 필요치
않거나, 체력을 비롯한 능력이 제한적이 되면서 활동 범위도 좁아지게 되면,
위의 "나"가 필요한 경우보다는 불필요 내지는 오히려 거추장 스럽거나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간단히 말 하자면 누군들, 어떠한들, 이러나 저러나 하고 넘겨도 괜챦을 일들이 더 많게 된다.
공개적 활동이 많고 넓은 시기라면 남의 평판에 무심할 수 없지만,
소위 은퇴자가 되고 나면 남의 평판이 자기 인생에 별 상관이 있을게 없다.
자, 그런데 그때 까지 형성되어서 왕성하게 활약하던 그 "나"들에게 은퇴하라면, 후퇴를
강요받는 것 같지 않겠는가?
그래서 완강히 저항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걸 자꾸 조언하고 가르치고 강조하는 것 이다.
무심(무의미, 나 없이)하게 보라.
아무(我無)렇지 않게 대하라고.
어린이를 만나면 "아유 이쁘고 착하고 성실하기도 하지" - 그런 '나'(저)를 만들라는 가르침.
노인네를 만나면 "아무래도 괜챦아요 안심과 평정이 최고지요" - 그렇지 않는 '나'를 버리라는
조언.
아휴, 이런 글 쓰기도 힘드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