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창조와 의미의 노예.
사람에게 의미가 있는가?
있다면 어디에, 어떻게 있는가?
그 보다 먼저 "의미"라는 두 글자(단어)의 뜻이 무엇인가?
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1.어떤 말이나 글이 나타내고 있는 내용
2.어떤 사물이나 일, 행동 따위가 지니는 가치나 중요성
3.어떤 일이나 행동 따위에 담겨 있는 뜻이나 의도.
위의 1은 말이나 글의 뜻(그 것으로 지칭하는 정보와 상대적 언어를 합친 의식)을
의미라 하는 것 같고,
2는 비교, 평가, 판단, 선택, 결정의 결과물인 상대적 언어를 지칭하는 것 같고,
3은 2와 거의 같은 뜻인 것 같다.
이하에서는 다음 예문으로 말(글)의 뜻과 의미를 구별하고자 한다.
(가). 코끼리(名)는 (나). 주로 남방 지방 밀림에 살고 있는 초식동물(識)이고, (다).
크고 무거운 짐승이나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意)
위의 (가)가 이름, (나)가 그 이름에 해당하는 대상을 서술하는 뜻, (다)가 그 이름과
서술(가, 나) 에 부가해 놓은 상대적인 언어로서 여기서는 이 것만을 "의미"라
지칭한다.
그런데 왜 한문으로는 "意味"라고 하느냐 하면, 상대적인 언어 그 자체에 어떤
맛(味)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 자체에 그런 맛이 있어서 그렇게 느낀다고
오해하고 있어서 상대적 언어의 맛, 의미의 맛, 의미(意味)라 할뿐 이다.
"크다"는 말 에서 크다고 느껴진다는, 크다는 느낌이 든다는 오해이다.
"좋다"는 말 에서,
"싫다"는 말 에서,
"중요하다"거나 "하챦다"는 말 에서 등등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의미(즉, 두뇌 속에서 생주이멸하는 상대적인 언어인 意)가 형성되는
경로에 전혀 다른 두 가지가 있다.
1. 두뇌 속 기존의 의식체계에서 기계적, 자동적 조건반사로 형성되는 경우이고,
2. 그 사람의 정신이 스스로 두뇌 속에 상대화 작업을 하여서 만들고, 고치고,
바꾸고, 버리고 하는 경우이다.
위의 1을 두뇌가 만든 "의미"라 한다면,
2는 [내] 스스로 주도하여 만드는 [의미]라 표기를 다르게 할 수 있겠다.
대부분 사람들의 경우, 위의 1, 제 자신도 모르게 형성된 "의미"에 종속적으로
끄달리고 산다.
극소수의 깨달은 정신만이 모든 "의미"를 포용하고 초월하면서 스스로 [의미]를
자유자재로 부리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의 경우, 그 "의미"라는 것이 대상인 사람이나, 물건, 일, 현상등에
있는 성질이거나, 그 대상으로 인하여 사람에게 전달되는 의미인 것 처럼 오해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코끼리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크고 무겁다"는 의미를 느낀디고 안다.
큰일이라서 큰일로 느낀다고 알고.
현명한 정신은 그 코끼리에 관한 정보(識)에 어떤 마음(의미)을 연결할지, 그 마음을
고칠지, 바꿀지, 떼어 낼지를 [내] 스스로 자유로 할 수 있다고 안다.
어떤 일에 "큰", "작은", "중대한", "사소한", "하챦은" 의미를 연결할지 말지도 같다.
단적으로 전자를 "(착각으로)의미에 속해 있는, 의미의 노예"라 한다면,
후자는 [의미 창조자, 운전자, 초월자]라 할 수 있다.
하나의 실험으로 자신이 어디에 해당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두뇌 속에 있는 "철천지 원수같은(意)"이라는 의미가 연결되어 있는
그 (특정) 인간(識)에서, 앞(意) 부분을 고치기, 바꾸기, 떼어버리기를 쉽게 할 수
있는가?
지금까지 두뇌 속에 있는 "죽는 날까지 잊을 수 없이 그리운(意)"이라는 의미가
연결되어 있는 사람(識)에서도 같은 작업이 가능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