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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衆生)계와 신선(神仙)계 이야기.

나 아닌 내 2023. 11. 18. 00:09

"득도하여 중생계를 해탈하여 신선이 되고싶다"고 나선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더러 접했었다.

 

그러면서도 정작 "중생계", "신선계"라는 말의 뜻은 모르면서 아는 줄

알았었다.

무리지어 사는 곳이 衆生界, 신선이 사는 곳이 神仙界라고.....

 

그래서 여기서는 필자 나름으로 누구나 알기 쉬운 중생계, 신선계의 뜻을 하나

정립해 제시하고자 한다.

 

중생계란, 온갖 인간(의식)이 무리로 존재하는 사람의 두뇌 속 의식계를 지칭한다.

신선계란, 위의 중생계와 서로 거리를 두고 대(對)하고 있는 정신(唯一神=결코

종교적인 뜻이 아님)만이 있는 자리를 지칭한다.

 

그런데 신선계에는 정신 혼자만 존재하기 때문에,

정신이 그 스스로를 알 길(방법)이 없다.

아는 일이 가능하려면 아는 자(주체)와 알려지는 대상(객체)이 각각으로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부터 (대상을) 아는 일을 해 온 정신이, 아는 것 이라고는

대상인 의식계의 의식들 말고는 없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깨달아서나 남으로 부터 배워서 알지도 거의가 못 한다.

 

그러니 그가 "안다고 아는 것"이 과연 어떻겠는가?

첫째, 두뇌 속의 의식이라고 알겠는가, 두뇌 밖의 세상이라고 알겠는가?

둘째, "내 자신"이라고 아는 것이 아는 자(주체) 자신이겠는가, 알려지는 의식계의

자아상(自我意識) 이겠는가?

 

시대의 고금,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인류가 "세상, 그 속의 무언가를 안다",

"내 자신을 안다"고 하지,

"오직 두뇌 속에 떠 오른 의식만 안다", "내가 내 자신을 찾을 수도, 만날 수도, 알 수도

없다, 단지 깨달을 수 있을 뿐 이다" 하는 이는 거의 없다.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울 정도의 상식이 그러하다.

자, 여기서 "내가 스스로 아는 내"라는 문장을 둘로 나누어 보자.

"a  내가 스스로 아는"과 "b (알려지는) 내"로.

 

그런 다음에 a는 어디에 있고 b는 어디에 있을 수 밖에 없을까?

a는 신선계, b는 의식계에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걸 모르면 중생이라 하고, 알면 신선이라 하자. 왜?

 

신선계에 있는 신선이야 무엇을 어떻다고 알건 신선계에 있는 정신이고,

의식계에 있는 중생이야 정신이 어떻다고 알건 의식계에 있는 의식이다.

무엇이 무엇을 어떻게 알건 이상은 소위 불변의 진리이다.

 

정신이 스스로 의식계의 중생중 어느 것(들)을 '내 자신"이라고 알아도,

그 대상인 "내 자신"은 의식무리(중생)들중 하나임은 불변이고,

그걸 아는 주체인 진정한 [내 자신]은 신선계에 있는 유일신일 뿐 이다.

 

이상과 같은 사실을 감각적, 과학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고, 오직

논리적 추리로만 알 수가 있으니 참으로 어렵고도 아려운 일 이다.

그래서 시도하려(소위 求道에의 길) 나서는 이도 희귀했고, 성공한 이는

더, 더욱 희귀했으리라.  

 

신선계에 홀로 자유롭게 살고 있는 신선이 스스로를 깨닫지 못 하여(不覺),

의식계에 무리지어 살고 있는 '나' 무리(我衆)가 내 자신이라는 착각에

빠져서, 그 '나'의 상황을 마치 그(정신) 자신의 현실인 것 처럼 혼동에

빠져서 헤매는 환상이 "신선의 중생계 추락" 이라는 꿈 이다. 

 

그러다가 홀연 스스로가 홀로임을 깨달으면(自覺) 중생계는 중생계,

신선계는 신선계로 구별되니 서로 속박이 없으니 해탈할 일도, 될 일도

있을 수 없다.(반야심경의 중간부 이하는 그런 내용이다)

 

비유하자면, 스크린(두뇌) 영화(의식)와 관람석의 내가 무슨 수로 서로

속박할 수 있어서 해탈할 수 있겠는가?

 

단지, 객석의 내 자신을 망각하고 영화속 주인공 현실을 내 현실인 것

처럼 착각에 빠졌을 때가 속박이고, 그걸 깨달으면 상영중에도 즉각 해탈이

될 뿐 이다.

 

온갖 희노애락애오(喜怒哀樂愛惡)가 중생계의 '나'에게 있을 뿐,

신선계의 [내(自)]겐 아무 일도 없다.

그저 이걸 모르면 속박이고 윤회, 이걸 알면 본래 그대로의 적정(寂靜), 해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