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慾望)의 약성과 독성(마약성).
모든 욕망의 대상은 두뇌 속 비현실적 의식(意識)이다.
예컨대, "대학생이 되고 싶다"는 고교생의 욕망은 그 대상이 현실의
어디에도 없다.
그 어떤 대학 건물에도 입학하면 좋겠다는 욕망이 붙어 있지 않으니까.
오직 그의 두뇌 속에 "ㅇㅇㅇ하면" 또는 "ㅇㅇㅇ되면" 이라는 말이 연결된
가상적 현실 정보(想識)에 "바란다", "원한다", "꼭 하고싶어", "반드시 되어야 해"
라는 마음(意慾)이 연결된 것이 욕망이니까.
입학시험에 합격하는 가상, 입사면접에 합격하여 채용되는 가상, 선거에 당선되는
가상 등등은 현실이 아니지만, 그 것을 대하여 아는 정신 수준에 따라서는 마치
실제 사실(현실)인 것 처럼 동일시(同一示)되는 일이 허다하다.
"매실 열매"라는 소리는 그런 소리 이상도, 이외도 아니지만,
그걸 들으면 두뇌에서 이전에 알고 있던 "매실 열매에 관한 의식"이 연상되어
떠 오르게 되고, 그게 기억인 줄 모르게 되면 마치 현실인 것 처럼 입 속에서
군침이 돌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리라.
"많이 이뻐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활짝 피고,
"얼굴이 상했네 걱정있냐?"는 소리를 들으면 얼굴색이 어두워 지고 어깨가 쳐 진다.
그런 것도 누구나 보아서 알지만 왜 그런지는 모른다.
어쨌거나 모든 욕망의 대상은 비현실이다.
현실은 이미 실현되어 있는 그대로이니, 하기나 되기를 바랄 대상이 되지 않는다.
혹시 현실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현실을 대상으로 하는 욕망도 있지 않느냐고
하실지도 모르겠다만, 그건 제대로 몰라서 하는 말 이다.
지금의 현실 그대로가 대상이 아니라, 현실이 아닌 이후의 변화(당연히 아직은 비현실)
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몰라서 하는 말 이다.
자, 욕망의 맛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해해 보자.
실제로는 있지 않는, 그 것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과 비용에다 상당한 행운까지 요구되는
꿈이 실제로 이루어 진 것과 같다고 여겨지니 그 맛이 오죽 하겠는가?
바보가 공주를 아내로 삼아서 살아가는 가상의 정보(想識)에 "너무, 너무나 좋겠다, 꼭
되고 싶다"는 욕망(意慾)이 실현된 (현실인) 것 처럼 여겨지는 맛이 어떻겠는가?
그런 맛을 누가 포기하려 하겠는가?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가족이 망해도, 죽어도 포기하지 못해" 하면서도 그 꿈(욕망)을 포기하지 못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욕망의 맛이 너무나 지독하게 달콤해서 "정신을 잃을", "귀신에 빠진" 정도라서다.
그렇다고 모든 욕망이 사람에게 해로운 것은 아니다.
그 맛을 목표로 하여 미래지향적, 목표 지향적, 건전한 삶을 실현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욕망이 없이는 하려는 의지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의 삶에 필요하고 유익한 욕망은 영약(靈藥)과 같고,
불필요하고 유해한 욕망은 독성만 매우 강하면서 정신을 마비시키는 마약(魔藥)과 같다.
그걸 올바르게 구별하여 다룰 자유와 책임이 전부 [내] 자신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욕망을 버려라,
지나친 욕심을 버려라,
이런 등등의 말이 실제로는 별 효용이 없다.
첫째 "욕망"이라는 것의 정체를 알아야 만들어 가지던지, 고치던지, 버리던지 하지..
둘째, 욕망을 다룰 수 있고 다루어야 할 주체가 스스로 깨닫지 못 하고, 욕망 의식속
주인공을 자신인줄 착각에 빠져 있어서 없는 것 처럼이라서다.
셋째, 욕망의 목적적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욕망이 필요 유익,
어떤 욕망이 불필요 유해한지를 판별할 기준이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