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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인 나, 타칭인 나를 구별해야....

나 아닌 내 2013. 4. 30. 10:52

"나"라는 글자는 하나이지만, 그 뜻을 자칭과 타칭으로 구별할 수 있다.

"나"라고 스스로 자칭하는 자를 뜻 으로 할 수도 있고, "나"라고 타칭되는 자를 뜻 으로 세울 수도 있다.

"나"라는 글자 하나로 지칭 주체와 피칭 객체를 동시에 뜻 하는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편의상 칭하는 주체를 "내", 칭되는 객체를 "나"라고 구별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이 [불로그] 이름인 [나 아닌 내]는 그런 뜻을 담고 있다.

 

영어에서 나, 너, 그를 세가지 인칭으로 구별한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나는 자칭인가, 타칭인가?

애매모호하다.

 

2인칭인 너(you), 3인칭인 그 이(he, her)와는 다르게 1인칭인 나는 소문자(i)가 아닌 대문자(I)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름을 부르는 주체를 자칭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나 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객체를 타칭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시대의 고금과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자칭자와 피칭자를 구별치 않고 "나"라는 이름(?)이 혼용되는 탓이리라.

예컨대 "나는 안다 나", "나가 아는 나"라는 문장에 있어서 앞의 나(주체)와 뒤의 나(객체)를 제대로 구별하여 사용하지 않는지, 못해선지 그래서 혼동이 된다.

 

주체는 주체 스스로를 대상으로 삼을 수가 없다.

만약에 주체가 스스로를 한시적이건, 부분적이건 대상으로 삼을 수가 있다고  안다면, 그 것은 대상이 되는 순간에 이미 주체가 아니라는 증명이다.

즉, 주체가 아닌 객체를 알면서, 그걸 주체라고 착각함과 동시에 주체 스스로는 불각(또는 망각)상태에 있는 것 이다.

 

이상과 같은 결론에 비춰서 보면 " i am a boy"는 올바른 문장이랄 수 있지만 "I am a boy"는 잘못된 문장이게 된다.

"소년인 나"를 보는 주체인 내 자신은 소년도, 청년도, 장년도, 노년이라고도 알 수가 없으므로.

피칭자인 나는 자라고, 변하고, 늙어도 칭자인 내 자신은 자라거나, 변하거나, 늙거나를 알 수가 없으므로.

 

자, 이상과 같은 구별의 실익은 과연 무엇일까?

그런 실익을 챙기지 못 하면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지 못 하는 손실은 무엇일끼?

 

위에서 고찰한 나, 내가 아닌 [참 자기]라 할 수 있는 주인공의 이익이고 손실이다.

[참 자기](생명주체)  휘하에 내(인지주체)가 있고, 그 아래에 나(피인지 대상)가 있다는 것을 구별하면 얻는게 실익이고, 구별하지 못 하면 얻지 못 하는 게 손실이다.

 

하나의 비유를 제시하고 마치기로 한다.

[참 자기]가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

한 사람이 음식물을 주면서 먹으라 한다.

"죽으면 죽었지 원수가 주는 것은 안 먹어" 하는 "나",

이상을 아는 (정신인) 내가 할 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