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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잊고싶은데 잊혀지지 않을까?

나 아닌 내 2020. 1. 12. 11:08

사람의 정신이 잊고싶다는 모든 것의 공통점은 비현실이라는 것 이다.

두뇌 속의 기억이나 상상이라는 것 이다.

비현실이니, 몸으로 그 것을 직접 만날 수도 없고, 그 것이 몸에 어떤 영향도 끼칠 수 없다.

 

그러니 잊고싶다 할 필요도 없고, 잊기싫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으음 기억, 상상)그렇구나 하고 넘기면 그만일텐데 왜 잊고싶다고 할까?

또, 잊고싶다고 할 수록 더욱 더 잊혀지지 않는걸까?

 

첫째, 동일시(混同) 때문이다.

식(識 =두뇌속 기억과 상상)이 실(實 = 두뇌 밖의 실제 사실) 처럼 동일시 되고 있어서다.

 

둘째, 동일시 된 그 것(識)에, 마음(긍정적, 호의적인 의미나 부정적 오의적인 평판)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나고 싶다", "(그래서) 만나기 싫다"는 마음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 그 마음대로 -좋은 것을 가까이, 싫은 것을 멀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기 불가능하고, 싫은 사람을 -이미 안 만나고 있는 지금인데-안 만나기를 바라다니...

 

넷째, 그 기억이나 상상이 문제가 아니라 "좋다, 싫다는 마음만 백해무익이구나" 하고 간파하지 못 해서다.

기억(상상)은 기억으로 두고, 마음만 무효선언해 버리면 잊으려 애 쓸 일도 없어지고, 애 쓰지 않아도 저절로 잊혀지게 마련임을 몰라서다.

 

한편으론 잊고싶다 하는 마음이고, 다른 한편으론 이루고 싶다(즉, 잊기싫다)는 마음이니 어찌 잊혀지리오.

이미 만나지 않고 있는데 "안 만나면 좋겠다"고 집착하고 있으니,

이미 만날 수가 없는데 "만나면 좋겠다"고 집착하고 있으니 잊혀지기를 바라는 모든 욕망은 불가망 불가능, 불가당 이다.

 

그런 줄만 알면 잊혀지기를 바라지도 않을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