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을 맺고 끊기가 쉬운가, 어려운가?
너무나 쉽다는 대답도 있을 수 있고,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는 대답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위의 제목과 같은 질문을 들으면 어떤 대답을 할까?
"누구"는, 자기와 타인중에 어느 쪽인가를 물음이다.
"무엇"은, 그(자기나 타인) 사람의 안에, 그 사람에 속해 있는 어느 기관(생명?, 정신? 의식? 육신? 기타...)이,
인연을 맺고 끊느냐는 물음이다.
인연(因緣)은,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는 어떤 의식(意識)이 딴 의식을 대상으로 삼아 반연(攀緣)한다는 뜻 이다.
예컨대, "나는 x남지역 사람이다, o남지역 인간들은 싫다"는 의식(意識)이 원인이 되어, 그 "o남 지역 사람"을 직접 만나거나(現在識), 기억(潛在識)이 떠 오르거나, 상상(想像識)이 떠오르면, 그 것이 동일하다고 조건(緣)화 된다.
그렇게 조건화 되면, 생면부지의 사람과의 첫 만남에서도 오랜 만남이나 있은 것 처럼 조건화 되어서 반갑느니, 싫으니 하게 된다.
이와 같은 두 개의 의식중에서 먼저 있었던 것을 원인(因, 因分), 나중에 연결된 의식을 조건(緣, 緣分)이라 하고, 그 둘을 합쳐서 인연(因緣, 인연의 성립, 만남)이라고 한다.
여기서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인분이건, 연분이건, 그 결합인 인연이건 모두가 그 사람의 두뇌 속 의식계에서 생주이멸(生住異滅)하는 의식적인 현상에 더도, 덜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사람의 두뇌 밖에는 그 어떤 원인도, 조건도, 연분도, 인연도 없다는 것 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좋은 인연이 아닌가 보다", "그 두 사람은 지독히도 악연이더라" 하는 말은 무얼 보고 하는 것인가?
소위 두뇌 속 의식의 투사(投射), 투영(投影)을 그런 줄 모르고, 두뇌 외부의 현상인줄 혼동하여 나오는 소리이다.
색안경을 쓰고 보이는 색갈이 외부에 실제로 그런 색갈이 있어서 보인다고 아는 것 처럼....
그러니, "인연이 있다"는 말이나, "인연이 없다"는 말 모두가 그 뜻을 정확히 모르면 헛소리나 다름없다.
인연은, 두뇌 바깥에는 없으므로, 두뇌 밖에 있다고 안다면 두뇌 속 인연이-투사, 투영- 혼동되고 있는 줄 깨달아야 하고,
두뇌 속에는 인연이 있으므로, 두뇌(마음) 속에 없다고 안다면, 내가 아는 것 거의 모두가 인연의 투사, 투영임을 알아야 한다.
인연을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할 수 있으니,
1. 내가 스스로(自) 정하는 바(由)에 따라서, 주도하여 형성하는 인연이고(누구랑은 만나자, 누구랑은 만나지 말자는 등),
2. 내가 모르는 사이에 두뇌 속에 형성된 의식과 의식의 연결인 인연이다.(왠지 모르게 호감이 들어, 왠지 꼴도 보기 싫어 등등)
전자는 맺기도 끊기도 쉽지만,
후자는, 내 자신의 자각과, 내게 대상인 그 인연의 정체를 -제8 자의(自意)가 아닌- 제7 심의식(心意識)이라고 알고, 그 것에 대한 처분 자유와 책임이 전적으로 내게 있음을 확인하면 쉽지만,
그와 같은 자각과 지혜가 미숙하면 "내가 -내 아닌- 나" 처럼으로, 인연을 다룰 자가 인연 속에 휩쓸린 듯 착각, 혼동속에 있으니......
한에 가까운 그리움, 미움, 강고한 지역감정 이 모든 것이 자기 두뇌 속 인연(因緣)의 조합이다.
앞의 의식(어떤 사람이면 좋아, 싫어, 미워하는 일반화)이 원인(因)이고, 뒤의 의식(특정된 어떤 사람 기억, 상상)이 조건(緣)이다.
그 둘을 내 스스로 연결함이 인연 맺기( 내 모르게 연결되어 있음이 맺혀진 인연)이고,
그 연결을 내 스스로 떼어 버림이 인연 끊기(내 모르게 연결이 끊어여 있음이 끊어진 인연)이다.
인연 끊기는 인(선행의식)만 없애기, 연(후행의식)을 무시하기, 그 연결만 끊기, 그 둘을 다 버리기가 있다.
내 지역 사람이 좋다(선행의식), 그 지역 사람들 싫다(후행의식), 그 지역 사람들과의 인연을 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