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않는 바람"은 얼핏 보자면 모순적인 문장이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바람이면 불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척없는 바람"도 마찬가지다.
왜 이와 같은 모순스러운 제목을 달았는가 묻는다면,
두뇌 속에 -기억이나 상상으로- 형성되어 있는 바람을 지칭하여서다.
감각적으로 접촉이 가능한 범위를 세상(世上)이라 한다면,
엄연히 존재하여 알려지면서도, 감각적으로는 전혀 접촉이 불가능 한 범주를 세하(世下)라고나 할까?
바로 사람의 두뇌 속 세계(?)인 의식계 이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귀로는 들리지 않고, 혀로는 맛 볼 수 없고, 몸으로는 접촉할 수가 없는 차원이다.
오직 [내](사람의 정신)만이 알 수가 있는....
그 곳에는 흐름도, 변화도 없다.
어린이는 항상 그 모습이다.
시간은 언제나 그 시간이다.
지나 가는 것도 없고, 닥아 오는 것도 없다.
그러니 부는 바람인들 어찌 있으리오.
모두가 "낱장"인 [필름]들로 이루어 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더러 하는 소리,
걱정하지 마라, 다 지나 간다고.
아직은 오지 않았다고,
제행은 무상하다, 모든 것은 흐르고 변한다고,
그런데 두뇌 속 세계는 전혀 아니올씨다.
그 일은, 전혀 지나가지 않는다.
오지 않는 님은 절대 오지 않는다.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다.
누구나 이상 두 가지 세계를 제대로 구별할 능력을 잠재적으론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걸 구별할 줄 몰라서 혼동에 빠져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소리들을 하지만,
그걸 구별할 줄 몰라서 그런 말이 아무 소용이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지나 간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너의 두뇌 속에 불변으로 있는 그 것"이, 두뇌 바깥의 실제 세계에서는 "그 모두가 변한다, 지나 간다"고
해야 이해하기도 쉽고, 활용하기도 쉽다.
사람, 그 정신이 세상(현실의식)을 보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세하(기억, 상상등 비현실 의식)를 보게 된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수십년 전으로, 수만리 먼 거리로 (바람에?) 날려 갔다가 (바람에) 날려 온다.
어떤 사람은 기이한 바람(?)에 날려서 전생(?)에 갔다가, 후생(?)에 갔다가 오기도 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벗어 나지 못 하는 바람(?)이니 그 거세기가 얼마나 대단한가.....
특히 사람들이 더러 하는 말,
"바람 났다", "바람 들었다" 할 때의 그 바람이 어디에, 어떻게 있길래?
그 사람의 두뇌 속에 들고 나지도 않고 불지도 않는 바람이니, 본인은 물론이고 누구도 재울 길이 없지....
사람들의 근심, 걱정, 고민, 고뇌, 불안,,불평, 불만의 대부분이 세상사(두뇌 밖 현실)가 아니라,
두뇌 속 세하사라고 알기만 해도 다루기가 훨씬 수월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