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하자면, "내가 지금 이 극장 스크린에 상영되고 있는 영상을 보면서 알고 있다"고
아는 것을 [앎]이라 한다면,
영화인 줄 모르고 현실인 것 처럼 알고(혼동), 그 속에 내가 있는 것 처럼 여겨짐(착각)을
"빠짐"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서의 [앎]은 통상적인 뜻이 아니라,
아는 주체로서의 자각과, 대상이 - 현현의식, 기억, 상상등- 무엇인지,
그리고 그 중의 정보(識)와 마음(意)을 구별하여 알고 있다고 아는 것만을 뜻 한다.
반면에 "빠짐"이라 함은,
아는 주체로서의 자각, 지금 알고 있다는 각성이 없이,
아는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고,
그 대상이 현실처럼 동일시 되고, 그 대상 속에 자신이 있는 것 처럼 착각되고 있다.
수 십년전 기억이 떠 오를 때 그리움에, 또는 미움에, 또는 무서움에 빠지는 것이
전형적으로 빠짐인 줄도 모르는 빠짐이다.
상상에 빠지는 일도 드물지 않고.....
드라마나 영화, 꿈에 빠짐은 나중에라도 알 수 있지만, 기억이나 상상에 빠짐은
나중에라도 알아차리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두뇌 속 의식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고, 다룰 자유와 책임이 있는 정신이,
그 의식을 제대로 알지도 못 하니, 빠지는 일이 다반사가 아니기 어렵고도 어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