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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잡기(잡히기), 놓기(놓이기), 묶기(묶이기), 풀기(벗어나기).

나 아닌 내 2023. 9. 22. 01:22

마음을 집착하지 마라,

마음에 속박당하지 마라,

마음을 놓아 버려라,

마음을 풀어라, 해탈하라,

이런 등등의 글이나 말 소리를 더러 접한다.

 

아마도 그런 소리를 내거나 듣는 사람들 대부분이 "마음", "마음을 집착",

"마음에 속박", "마음을 놓아", "마음을 풀기", "마음에서 해탈" 등등이

무슨 뜻 인지 알지도 못 하면서 마치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듯 하다.

 

필자가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그런 말들을 태연 자약하게 하는 사람들이 그 뜻을 모른다고 알고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하기 쉬우리라.

또 그런 말을 하고 듣는 그 사람들이 위에 열거한 일들중 그 어느 하나

라도 할 줄을 알지 못 하여 시도나마 해 본 적이 없다는 것도.

 

집착(執着)에서 잡음(執)은 행위이고, 붙어짐(着)은 결과이다.

잡음이 있으면 붙어 짐도 있고,

잡음이 없으면 붙어 짐도 없다.

 

속박(束縛)에서 묶음(束)은 행위이고, 묶임(縛)은 결과이다.

방하(放下)에서 놓음(放)은 행위이고, 내려 짐(下)은 결과이다.

해탈(解脫)에서 풀음(解)은 행위이고, 벗어 남(脫)은 결과이다.

선행(先行)이 있으면 후과(後果)가 있고, 선행이 없으면 후과도 없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행위와 결과를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마음(특히 탐욕)을 잡고(執) 있으니 마음이 붙어(着) 있을 수 밖에 없는데도

"(탐욕을)잡음은 유지한채로 붙음만 떼어 낼려고",

"(탐욕을) 묶음은 유지한채로 묶임만 벗어나려고",

"(탐욕을) 풀기는 하지 않고 벗어나기만 바라고"애 쓰니 될 리가 없지...

 

왜 그런 일이 발생할까?

그 사람의 정신이 현명하기를 안 하여 우매(愚昧)에 빠지기 때문이다.

 

첫째, 제 스스로(自)가 무엇인지 모름을 모르고 안다고 알기 때문이다.

아는 자(주체)는 그 대상(객체)을 알 수 있을 뿐, 그 스스로(自)를 알 길이

없음은 불변의 진리인데도, 제 자신이 아닌 것을 제 자신인줄 알면서,

자신을 잘 안다는 착각 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거의 모든 인류가 같다)

 

둘째, 제가 아는 것(대상)이 두뇌 속 의식인 줄 모르고, 두뇌 밖에 실제로

있는(있었던, 있을) 사실인 것 처럼 동일시(혼동)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소위 "화롯가 엿"이 실제인 것 처럼 침을 흘리고 있는 모습.

 

셋째, 괴로움(苦)의 정체와 원인을 필요 유익한 본성으로 알지 못 하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등 탓 이라고 오인, 오해, 오판에 빠져 있다.

마음대로 "안 되어서" 괴로운 것이 아니라, 안 되는걸 "바라는 마음"

때문에 괴로움이 발생한다는 것을 모른다.

마음을 올바르게 쓰라는 채찍이 괴로움이지, 괴롭힘 자체가 본성이 아니다. 

 

마음에 묶임(縛)을 없애려면 마음을 잡지(束) 않으면(그래야만) 그만이고, 

마음에서 놓여나고(下) 싶으면 마음을 놓으면(放) 그만이고,

마음에서 벗어나고(脫) 싶으면 마음을 풀어(解) 버리면 그만이다.

 

그런데 위에서 "그만"이라고 한 일들이 실제로 하려고 하면 할 수가 없다.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마음을 잡음(執), 마음을 묶음(束), 마음이 붙어 있음(着), 마음에 묶여 있음,

마음 속에 갇혀 있음 등등이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 이다.

그렇지 않는가, 실제로 그런 일이 있는 걸  어떻게 안 적이 추호라도 있었던가?

 

그런 일 모두가 허공에 핀꽃(幻花), 토끼의 뿔(兎角) 같은 환상이기 때문이다. 

두뇌 속에 어떤 의식이 떠 올라 있고, 그 앞에 그 것을 대하여 아는 정신이 있다.

 

의식과 정신은 서로 더 가까워지거나 멀어 질 수가 없다.

그러니 정신이 의식에로 갈 수도 없고, 의식이 정신에게로 올 수도 없다.

단지 알고, 알려지는 거리로 떨어 져 있을 뿐 이다.

 

그러니 정신이 의식에게로 가서 의식을 잡아서(執) 정신이 의식에게 붙어지고(着),

정신이 의식에게로 가서 의식을 묶고(束) 정신이 의식에게 묶여지고,

정신이 의식에게로 가서 의식을 가두고(拘) 정신이 의식에게 갇히고 하는 일이

일어 날 수가 없다.

 

그와 반대로 의식이 정신에게로 와서 정신(줄)을 잡고, 묶고, 가두고 하는 일

또한 일어날 수가 전혀 없다. 

 

그렇다면 집착이니, 속박이니, 해탈이니 하는 말은 전혀 헛소리일까?

아니다,

바로 환상적으로는 그런 일이 흔히 있기 때문이다.

 

정신이 스스로 깨닫지(自覺)도 못 하고(不覺)독존임을 모르고, 의식계를

의식계라고 알지도 못 하면 발생하는 환상이다.

내가 의식계에 있는 '나'(我意識)인 줄 아는 것이 착각이다.

꿈 같은 의식적인 '나'의 상황(의식계)이 실제 상황인 줄 아는 것이 혼동이다. 

이 착각과 혼동 속에서는 꿈 처럼인 집착, 속박, 구금과 탈출시도가 흔하디 흔하다.

 

잠에서 깨어 나면 "꿈이었구나...." 하듯이,

착각과 혼동에서 깨닫고 나면(그래야만) "환상이었구나" 하는 순간에 모든 집착,

속박, 번뇌들이 해소되고 만다.

 

그래서 해탈을 바라지 말고 "오직 깨닫기만 하라"고 하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