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를 칡덩굴이 겉에서 파고 들면서 자라고 살고 있다.
칡 덩굴이 등나무에 깊이 박힐 수록 등나무도, 칡 덩굴도
얽히고 설켜서 서로 속박(묶고, 묶이는) 된다.
사람의 두뇌 속에서 두 가지 -상반(相反)되는- 의식이 표리(겉과 속),
전후(앞과 뒤) 좌우(이 방향과 저 방향)로 얽히고 설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해서 쩔쩔매는 -정신/의식의- 상황을 갈등이라고 한다.
이러려고 하면 저래야 한다는 의식이 더 강하게 저항한다.
저러려고 하면 이래야 한다는 의식이 더 강하게 저항한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다"는 [정신/의식]의 상황이다.
이 갈등 상황을 쉽게 풀지 못 하는 원인은 다음 셋 이다.
1). 정신이 스스로(自) 깨달음(覺), 즉 소위 자각(自覺)을 못 하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의사를 제(自) 스스로 만든 의사
내지는 그런 의사를 제 스스로라고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그중 어느 의사를 선택(또는 포기)하건, 둘 다를 포기하건,
전혀 새로운 의사를 만들건 전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정신이,
"이 의사도 내, 저 의사도 내"라는 환상적인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2). 정신이 우매하여 제 본분에 합치되는 목적을 정립해 놓지 못 했기
때문이다.
자기의 몸 두뇌 속에 만들어 져 있는 정신이, 저를 만든 자의 목적이
자기의 삶을 안전, 건강, 순탄, 조화롭게 운전하라(運命)는 본분을
가) 부여 받았다고 아는 것과,
나). 그런 줄을 모르는 것을 비교해 보시라.
그런 본분에 부응하는 목적의식을 두뇌 속에 형성해 놓고 있으면, 그 것이
의사 형성을 사전에 안내하고 중도에 점검하고, 사후에 확인하는 기준이
될 수 있으니 소위 "안 되는 일 바라기", "못 하는 일 욕심", "안 돼는 일(위법,
부당, 비효율 등등) 미련"등이 의식으로 잔존해 있을 수 없다.
반면에 그런 목적 의식이 없다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평가할 근본적인 기준이 없으니, 단말(單末)적인 온갖 마음이 기준처럼
작용하여 예컨대 "보기엔 이 것이 좋고", "쓰기엔 저 것이 좋고", "이롭기는
둘 다 나쁘고" 등등으로 산만한 의사들이 병립(竝立)하니 갈등이 될 수 밖에.
위의 두 가지 원인중 그 어느 하나만 해소하여도 갈등은 생기지 않거나, 설사
생겨나 있더라도 당장에 어렵지 않고 수월하게 해결할 수가 있다.
환언하면, 위의 두 가지 원인중 어느 하나라도 해소하지 않으면 갈등 해소는
몰론이고 해결조차 할 수가 없다.
지금 필자에게는 -내가 아는 한- 갈등이 전혀 없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