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를 훼손 당했다"고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에,
"명예를 훼손 안했다"고 가해를 부인하는 사람이,
민, 형사 재판으로 서로 맞서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모욕죄는 친고죄인 반면에 명예훼손죄는 친고죄가 아니라서
제3자가 고발자로 나서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는 스스로 피해자로 나서기 거북하다고 제3자에게 고발을 사주
(使嗾)하는 일도 더러 있다.
그런데 정작 가장 핵심인 "명예"니 "모욕"이니 하는 단어의 뜻을
넘어서 그 정체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는 이가 거의 없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 하자면, 명예나 모욕 모두가
1) 그 형식으로는 그렇게 생긴 두 글자(읽으면 그렇게 소리나는 두 마디)일
뿐, 그 이상도 이외도 아니다.
그 "명예", "모욕"을 사람에게 붙이고 떼거나 씌우고 벗긴다고 사람에게 그
이외의 영향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2) 그 실질인 뜻은 그런 단어를 사용하는 개, 개인의 두뇌 속에 있고, 국어
사전에 있고, 그 것들중 공통적인 것을 일반적인 뜻 이라고 하지만,
천편일률적으로 보편적인 뜻은 없다.
3). 제소자와 피소자간 소송을 재판하는 법관이 사전을 보건, 남의 의견을 듣고
참고하거나 안 하거나 그건 그 하기 나름이라고 "자유심증"이라 하는 건지......
어쨌거나 판사가 "책임 있다(有責)" 판결하면 책임져야 하고, 그렇게 판결하지
않으면 책임이 없으니 당사자의 입장에선 희극일 수도 비극일 수도 있겠지....
그런데 "명예"나 "모욕" 모두가 사람의 두뇌 속 상대적 언어인 마음(意)이라고
아는 사람은 드물다.(형법학에서 소위 주관설이 그와 유사하지만.....)
그래서 소위 객관적 사실인 명예가 있어서 공격과 방어의 대상이 된다고 오인된다.
의식적 투사, 투영을 모르기 때문이다.
"명예(이다)"는 "명예 아님"과 상대적이고, "모욕(이다)" 또한 "모욕 아니다"와
상대적 언어(意) 즉, 개인의 마음(心)일 뿐 이다.
두뇌 외부에는 -명예, 모욕이라는- 형식(글자, 음성)만 존재할 뿐- 그 형식에
해당된다 할만 한 사실이 추호도 없다.
그대 찾아서 확인해 보시라, 두뇌 바깥에 "이게 명예다" 할 것이 있는지를....
모든 마음이 그렇듯이 명예나 모욕도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두뇌 속
에서 이루어진 상대화 작업의 산물이므로, 그 상대적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한 달라지지 않고, 그 상대적 구조가 변하면 달라지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모욕죄 재판에서 1,2,3심 모두가 유죄(유책) 또는 무죄(무책)판결을
내렸더라도 당사자의 두뇌 속 에서 그 것을 용인하지 않는 한, 소위
"그래도 아니야"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세상 모두가 "모욕(이다)" 이라고 해도 [내]가 아는 이 두뇌 속에서
"모욕 아니"라고 반응하면 [내] 어찌 해야 할까?
1), 당연히 [내]가 아는 것(의식인 '나')을 부정적으로 판단해야 할까?
2). 세상 사람들 모두가 뭐라고 하건, [내]가 아는 건 그렇지 않으니
남의 주장을 부정적('나'의 주장에는 긍정적)으로 고집해야 할까?
3). -타인들도 고려하여- [자기의 삶에 필요하고 유익한 쪽] 이라는
기준을 적용하여 [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까?
필자 개인으로선 "명예"는 스스로 펼치고 지키는 게 필요 유익하다면 그리
하면 그만이지 남에게 구걸, 요구, 강제할 필요가 전혀 없다.
"타인에 의하여 이 사람 명예가 훼손당했다" 한다면, 그리도 허약한
명예를 수호할 가치가 뭐 있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