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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쟎아", "가족이쟎아"의 두 가지 뜻.

나 아닌 내 2025. 5. 26. 16:21

서로의 주장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 서로 반대적(反對的)일때 나오는 소리 중에
"우리 부부쟎아", "우리 가족이쟎아" 하는 것이 있다.

그런 형식(글, 읽는 소리)에는 아무 뜻도 없고, 그런 형식(글자, 소리)을 말(글)이라고
내고 들이는 사람의 두뇌 속에 의식(意識)으로 있어야, 그런 의식대로인 실질(뜻)이
있을 뿐 이다.

자, 이상과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독자인 그대의 "우리 부부쟎아", "우리 가족이쟎아" 하는 말(형식)의 뜻(실질)이 무엇인가?

아마도 질문 그대로를 대답이라고 하는 동어반복(同語反複)이 아닌 실속있는 대답을
단번에, 쉽게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으리라고 - 이 두뇌속에 의식해 놓고- 짐작해 본다.

예컨대, 아내의 퇴직금을 상의없이 동생에게 보조금으로 준 남편과 그걸 되 돌려 놓으라는
아내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있을 때,

1), "우리는 부부이니 나(남편)의 주장에 너(아내)도 동의해야 마땅하다",
2), "우리는 부부이니 나(아내)의 주장에 너(남편)도 동의해야 마땅하다"고 할때,
그 두 주장은 외형적으론 꼭 같다.
속내로는 전혀 다른 정도를 넘어서 반대적이다.
단지 "(시)동생"도 부부와 같은 가족이라 보느냐, 않느냐가 서로 반대일 뿐 이다.
넓은 뜻으로의 가족이라는 이름은 같아도, 좁은 뜻으로는 전혀 다르다.

소위 바람 피운 배우자가 "우린 가족이니 이해(관용)해야 마땅하다"고 하는데,
상대방이 "우린 가족이니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 마땅하다, 용서할 수 없다"고 할
때도 마찬가지로 상반되는 주장이다.

종합하자면 "우린(또는 너희는) 가족이니까" 하는 전제를 같이 해 놓고도,
지향하는 의사의 방향은 서로 상반되는 수가 흔하다.

대체로 1). "같은(하나의) 가족으로서 마땅히 해야 됄 일" 또는 "결코 해선
안 됄 일" 이라고 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개인적 이해(利害)의 차원을 가족(공동체)의 차원인
것 처럼 위장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동생애게 아내의 퇴직금을 몰래 증여하는 것은 부부라는 가족의 차원이
아니라 형제라는 가족의 차원을 중시한 것 이고,
부부간의 신뢰보다 형제간의 우애가 중시되는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 진
선택이다.

고로 정확히 표현한다면 "나와 동생이 형제인 가족은 - 나와 당신(아내)이
부부인 가족보다 더 중요한 가족이니까 내 선택은 당연하였다" 해야 정확하고,
그러니 아내를 상대로 "우린 가족이니까" 라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마땅하다.

이상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언쟁, 투쟁할 일이 없어진다.
가족이 아니라는 선언을 한 것이 분명히 드러나 있으니, 그 선언을 취소하지
않는 한 가족이 아닌 길로 해결해 가면 쉽기 때문이다.

스스로 내심으로는 상대를 중시할 가족이 아니라고 의식해 놓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가족인 것 처럼 잡아 두려는 속셈이니 상대로선 신속
과감하게 결별해야 하고 그러면 그만이다.

같은 이름의 가족이지만, "형제"보다 못 하다는 "부부"를
착취의 대상으로 계속 유지하려는 쪽과, 그걸 정상적으로 고쳐서 유지해야 한다는
쪽이 아무리 대화, 언쟁, 투쟁한들 얻을 것은 백해무익일 뿐 아니랴.

사람들이 진의 그대로를 "그래"하고 표현하면서 대화하면 의사소통과 문제 해결이
쉬워진다.
"그래도" 하면서 거짓과 어거지를 부릴 때 믄제 해결은 커녕 대화조차 어려워 진다.

지구는 그 전체로서 하나이고, 그 안의 모든 것은 공동체이니 가족과 같다고
의식해 놓고서 볼 수도 있다.
그래 놓고도 산에 있는 나무를 꺾으면서 "우린 가족이니 그래도 돼" 하는 식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