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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自由라는 말)의 뜻.

나 아닌 내 2011. 2. 8. 17:00

유(由)는 우리 말로 "말미암아"라 번역한다.

"말미암다"는 사전에서 다음과 같이 풀이해 놓고 있다.

  • 1 어떤 현상이나 사물 따위가 원인이나 이유가 되다.
  • 2 일정한 곳을 거쳐 오다.
  • 자(自)는, 남에게서 영향을 받지 아니하고 스스로 (한다)라는 뜻 이다.

     

    자유 뭔가를 함에 있어서 그 결정을 스스로 (말미암아서) 한다는 뜻 이다.

    남의 영향력을 인정하건, 빌리건,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건, 달리 어찌 할 수 없다고 체념하건, 스스로 결정하기를 포기하건 그 모든 결정의 바탕은 스스로라는 뜻 이다.

     

    극단적으로 "나는 노예이기 때문에 결정에 참여할 자유가 추호도 없고, 오직 주인의 결정에 복종할 따름이다" 하는 판단을 내면적으로 수용하느냐, 거부하느냐의 선택적 결정은 그 스스로 한다는 것 이다.

    그런 점 에서 뭔가 결정을 하는 자 치고 자유없는 자는 있을 수 없다.

    제 스스로 "(누구 또는 무엇에게) 완전히 종속되어 있다"고 보는(또는 보지 않는) 결정도 엄연히 결정인 이상, 그걸 행하는 자의 본질이 자유롭다는 것은 불변이다.

     

    단지, 사람(그 자신이나, 타인)이 그런 자유의 존재를 부인하면, 그 순간에는 그렇다고 알 뿐 이지만, 그렇게(없다고) 안다고 해서 실존하는 자유가 실제로 없는 것은 아니다.

    실존하는 것은 실존하고 있다고 알거나, 모르거나, 실존하지 않는다고 알거나 실존한다.

    단지 실존하는줄 모르는 자는, 그 순간에는 실존한다고 알 수가 없고, 실존하지 않는다고 아는 자도 그 순간에는 실존한다고 알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실존하지 않는 것을 실존한다고 아는 자도 그 순간에는 그걸 모른다고 알거나 실존하지 않는다고 알 수가 없다.

     

    사람의 자유도 그런 것 이다.

    정신이 -잠 들지 아니하고 깨어 나- 있는 한, 그 어떤 결정에 있어서도 자유롭다.

    지유롭지 않다, 자유가 없다는 판단적 결정도 자유롭게 한다.

    다만, 그런 자유를 확실히 알고 있느냐, 애매모호하게 알고 있는냐, 모르는 상태로 있느냐, 없다고 아느냐의 갈림이 있을 뿐 이다.

     

    이상은 사람의 (주로) 정신 차원의 자유에 관한 탐구였다.

    사람에겐 정신말고도 생명, 몸, 의식이라는 차원이 있다.

    그 것들에도, 그 것들 나름의 자유가 있다.

     

    생명은 살기를 지향하는 자유가 있다.

    본래부터 스스로 살려는 자유가 있다.

     

    육체는 물질적 부분에서는 물리, 화학적 법칙으로 움직이고 변화하는 자유가 있다.

    물질인 부분에서는 그런 자유는 불변이다.

      

    의식은 의미적 판단을 따르는 자유가 있다.

    무엇이(어느 것, 쪽이) 더 낫다(좋다)는 쪽으로 행하려는 자유가 있다.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