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 하려면 최소한 신체와 생명이 있어야 한다.
신체없는 생명이 없지만, 신체만 있고 생명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신체와 생명(생명있는 신체)만 있어도 사람이라 할 수 있지만,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의식(意識)과 정신(精神)이라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감각기능이 활동하여 두뇌에 정보(색성향미촉어 6識 = 초기엔 주로 기억에 한정)가 형성되고, 그 정보들에 타인으로 부터 교육받거나 경험을 통하여 좋다, 나쁘다는 등의 평가어(意)가 부가된 것을 의식(意識)이라고 한다.
또, 점차 자라면서 스스로(自)를 나, 나 자신, 내 등등의 이름으로 자칭하며 아는 일을 하는 기능이 활동을 시작한다.
"나는 안다 무엇을", "나는 그 것을 안다", "내가 아는 나" 등의 문장에서 맨 앞에 등장하는 주어로서의 자칭자이다.
그 이름이야 뭐라고 칭하건, 잠 들면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자각도 없다가 깨어 나면 저절로 아는 일을 하는 자 이다.
왜 정신(精神)이라고 하느냐 하면, 아는 자를 (귀)신 같다, (귀)신처럼 안다고 하는데, 그 아는 자(神)가 저 자신이 아닌 것을 자신이라고 착각하여 마치 신(神)에 "신 아닌 것"(鬼)이 신 처럼 붙은 것 같다고 해서 귀신(鬼+神)이라 하는데, 여기서 귀(鬼)를 제외한 본래의 맑은 신이라는 뜻으로 정신(精神)이라 한다.
여기 (이 글)서의 정신, 귀신이란 말 뜻은 통상적인 뜻과 다르지만, 설명하고자 하는 의도를 좇아서 다음과 같이 이해하시기를...
예컨대, 내가 아는 "이 사람의 이름은 홍길동"이다.
당연히 "이 사람의 이름 홍길동"은 그걸 아는 내 자신이 아니다.
이걸 구뵬하여 혼동하지 않으면 그냥 신(神)이라 하고 귀신이니, 정신이니 할 일이 없다.
사람의 수준이랄까를 다음과 같이 구별할 수도 있겠다.
1. 본능(生理)적인 인간 : 생리(生理)로만 살아 있는 사람.(갓 태어 난 영아)
2. 심리(意理)적인 인간 : 제 마음(속 의미)대로 살려는 사람.(대부분의 중생들)
3. 신성한(智理) 인간 : 모든 생명체에 자비를 행하려는 지혜로운 사람.(성인, 현자)
내 위치는 어디이며,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이상과 같이 사람의 신체에 생명, 의식, 정신이 공존하고 있으되 그 셋이 흐르는 길(理라 하자)이 다르다.
생명이 흐르는 길(生理)은 신체를 살아 있게 하려는(약칭하여 살려는) 일을 한다.
의식(그 중의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소중하다 하챦다 등등의 意)이 흐르는 길(意理)은 좋다는 것을 이루고, 지키려는 일 이다.
정신(순수한, 맑은 상태의 내 자신)이 흐르는 길(智理)은 자비를 향한 지혜를 발휘하는 일 이다.
그런데 내가 스스로로서의 깨달음(自覺)이 없으면서, 내가 아는 대상(당연히 그걸 아는 주체인 내가 아니다)을 내 자신이라고 혼동하는 착각(錯覺)에 빠지게 되면 본래의 순수한 맑은(精) 내(神)게, "홍길동이란 이름"이 귀신처럼 붙은 것 처럼이라고 귀신처럼이라 하고,
귀신처럼인 상태에서 내가 자각을 하게 되면 "홍길동이란 이름"은 내가 아는 대상으로 여기게 되면서 내게서 분리(?)된다.
실제로는 내게 내가 아는(내 아닌) 것이 붙을 수 없으니, 붙을 수 없는 것이 떨어 져 나갈 수도 없지만,
깨달음의 있고, 없음에 따라서 마치 "붙은 것 처럼"이 되니, 또한 "떨어 져 나간 것 처럼"도 되는 것일 뿐 이다.
비유하자면, 내가 극장에서 소위 공포영화를 보고 있을 때 내 자신과 영화는 붙을 수 없으니 떨어지는 일도 없다.
그렇지만, 내가 현실을 망각하고 영화를 실제 현실인 것 처럼 착각하게 되는 동안에는 내와 영화가 붙은 것 처럼이고, 그러다 내가 자각하면
마치 영화가 내게서 떨어져 나간 것 처럼 깊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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