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재미 붙이기(떼기)

나 아닌 내 2020. 5. 15. 10:28

"사는게 너무나 재미가 없어서 죽고싶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ㅇㅇ재미에 빠져서 세월가는 줄 모른다, 제발 정신 좀 차려라" 하는 사람도 있더라.

도대체 "재미"(라는 말의 뜻)가 무어길래..........?

 

내게는 10대에는 "축구", 20대 후반 부터는 "바둑", 30대에는 "창가(唱歌)", 40대에는 철학책 "독서",

60대에는 철학적 "글 쓰기", 70대에는 "인터넷 고 스톱" 이라는 것에 "재미있다"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그 딱지란 것이 어디에, 어떻게 있다가 생겨 난 건지, 전해 져 온 건지 지금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 정체불명의 "재미있다"는 딱지가 붙은 것 에서, 딱지를 떼어 내려고 해 봐도 그 딱지의 정체조차 모르니...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그걸 규명해 보기로 한다.

 

사람의 두뇌 속에 갖 가지 -기억이나 상사으로 형성된- 정보(識)가 있다.

위 에서 열거한 축구, 바둑, 창가, 독서, 글 쓰기, [고 스톱] 등등도 그런 정보(識)의 일종이다.

두뇌 속에서, 그런 정보를 딴 정보와 비교, 평가, 판단, 선택, 결정의 과정을 거쳐서 형성된 상대적인 말(평판, 마음, 意라 약칭)이 붙어 있는 것이 있고 그걸 의식(意識)이라고 한다.

 

예컨대 두뇌 속 "축구(識)"에 "재미있다(意)"는 마음이 붙으면 취미(趣味)가, 기호(嗜好)가 되어서 그걸 즐길 기회를

찾고 만들기에 바쁘게 된다.

"재미 있다"가 약화되면 그 실행 빈도가 줄어 들고, "재미 있다"가 없어지면 하고싶은 욕망이 해소되고,

"재미없다"는 마음이 생성되면 하지 않으려는 회피, 거부 욕망이 생겨 난다.

 

그런데 여기서 말 하는 "재미"의 뜻이 무얼까?

글자 그대로 "맛(味)이 있다(在)"는 뜻 이지, "재미"라는 맛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재미있다 함은, "맛 있믐이 있다"는 식이니 부적절하다.

 

그렇다면 그 맛(味)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마음을 감지하는, "마음의 맛(心味)" 이다.

평판인 마음을 크게 두 갈래로 구별하자면 긍정적인 마음과 부정적인 마음이다.

 

이다(是), 좋다(好), 옳다(可), 마땅하다(當), 이롭다(利), 맞다(正), 의롭다(義), 착하다(善), 소용있다(用) 등등이 긍정적인 마음이고,

이 긍정적인 마음의 앞에 "아니(不)"를 붙이거나(不好, 不利, 不當, 不善등등), 그 반대되는 말인 아니다(非), 나쁘다(惡),

그르다(否), 부당하다(不當), 해롭다(害), 틀렸다(誤), 불의하다(不義), 악하다(惡), 소용없다(不容, 無用)는 등등으로 만들어 진 것이 부정적인 마음이다.

 

그 두가지의 마음은 엄연히 -마치 음식의 맛과 유사한 맛으로- 정신(내 자신)에게 감지된다.

저 사람이 좋다는 제 마음이나, 남으로 부터 당신이 좋다는 마음을 전해 들은 느낌이-보편적으로- 어떤가?

반대로 나쁘다는 제 마음이나, 남으로 부터 들은 나쁘다는 말의 느낌(맛)은 어떤가?

 

긍정적인 마음의 대표적인 것이 "좋다(好意)"이고 부정적인 마음의 대표적인 것이 "나쁘다, 싫다(惡意)"이다.

싸움에서, 패배와 승리중에 어느 것이 좋은가?

경쟁에서,  돈(재산)을 늘리는 일과 잃는 일 중에 어느 것이 좋은가?

 

그런데, 아무리 승리가, 돈을 늘리는 일이 좋다고 해도 그건 패배는 물론이고 죽음도 발생할 수 있고,

돈 버는 경쟁에서도, 소액을 잃는 경우는 물론이고 전과자가 되거나, 가산을 탕진하여 일생 동안 회복 불능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위험이 전혀 없이 승리를, 부의 축적을 실현하기란 사실상 거의 불가능 하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사람이 만들어 낸 오락이라는 이름의 놀이이다.

싸우되 피흘려 다치거나 죽지 않고, 돈이 들고 나가되 실제로는 영향이 없는 가상적 싸움이 놀이, 경기, 게임이다.

축구로 싸워서 승리를 추구하되(패배해도 다치지 않는), 바둑으로 싸워서 승리와 돈을 추구하되(패배해도 잃지 않는)

묘수를 찾아 낸 것 중의 하나가 인터넷 게임이다.

 

승리와 패배(실제론 말일 뿐)가, 재물의 획득과 상실이(실제론 포인트) 실제로 있는 것 처럼 여겨지니 맛(意味)이 있다(在). 그래서 "재미 있다" 하는 것 이다.

실제론 아무 맛도 없는, 말(상대적인 평판, 마음)만의 맛(?)도 아니지만, 그 과정과 결과를 실제처럼 혼동하고,

자신이 실제로 그 일의 당사자인 것 처럼 착각하여 느껴지는 환사적인 맛 이다.

 

그런데 문제는, 재미는 재미이지 실속과는 무관하거나, 오히려 실속에는 반대되는 일이 허다하다는데 있다.

시간을, 노력을, 비용도 만만챦고, 때로는 그 과정에서 실제 싸움처럼 서로 다투기도 하고, 실제 싸움에서 패배한 것 처럼

상처를 받기(느끼기)도 한다.

바로, 그 환상적인 재미에 빠져서 도취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병운 정도를 넘으면, 그건 재미가 아니라 게임 중독이다,

마약중독, 도박 중독과 같은 해독이다.

그 걸(해독) 끊어라 하지만, 상대는 그걸(유일한? 재미) 끊고 무슨 재미로 살라고 !?

 

그 어떤 게임에도, 그 자체에는 재미라 할만 한 것이 실제로는 없다.

그걸 보거나 실제로 체험하는 사람의 두뇌 속에, 어떤 마음(意)이 붙어 있느냐 여하가 있을 뿐 이다.

"재미있다", "무지 무지하게 재미있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은 게임 자체에 그런 재미가 있는 줄 오해하고,

그런 마음이 없는 사람은 "무슨 재미가 있다고 하는지...", "재미 하나도 없구먼.." 하던지, "재미는 커녕 백해무익이다" 할 수도 있다.

 

이 정도로 이해하면, 살면서 그 어떤 대상이나 일에 어떤 마음(재미도 포함)을 만들어서 붙이거나, 고치거나, 바꾸거나,

떼어 버리는 일은 자신이 스스로 결정만 하면 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단지, 재미라는 것이 자기 두뇌 바깥에 있는 줄 오인, 오해, 오판에 빠져 있는 줄 모르는 사람은 그것 부터 깨닫지 않고서는 불가능 하지만...

 

세종호수 호젓한 숲길에 앉아서 흘러가는 구름 뒤로 보이는 깊 푸은 하늘을 보는 순간에,

이런 재미를 경험하다니 얼마나 다행인가...할 수도 있고,

(그러다가) 재미, 싫것 즐겼으니 이제 회수해 들이고 가야지... 할 수도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하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