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등 지게에 얹어 놓은 모래 주머니]는 짐이 아니다.
그냥 [모래 주머니]일 뿐 이다.
"짐"은 그 어디에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만든 "이름"일 뿐 이다.
이의(異疑)가 있으면, 어디에서라도 "짐"이라 칭하는 것을 찾아 보시라.
사람이 "짐"이라는 그 이름을 어디의 무엇에다 붙이느냐에 따라서
그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짐"처럼 여겨질 뿐이다.
따라서, 사람이 자기 마음 다스리기 여하에 따라서는
"자신이 져야 할 짐", "자신이 벗어나고 싶은 짐", "남이 감당해야 할 짐" 등등을 무수하게 만들 수도 있고,
고치거나 바꿀 수도 있고, "짐 아니"라고 버릴 수도 있다.
"짐"이 그런 것이니 그 것에 "무게"인들 실제로는 있을 수 없지만,
오직 상대적 언어(意)인 그 마음(心)을 어떻게 만들어서 그 "짐"에 연결하느냐에 따라서
"너무나 가벼운 + 짐", "가벼운 + 짐", "무거운 + 짐", "너무나 무거운 + 짐" 등등으로 만들고, 고치고, 바꾸고, 버리고를
할 줄 알고서 하려고만 한다면 너무나 쉽게 할 수가 있다.
환언하자면,
"짐"과 그 "무게"의 정체(올바른 뜻)를 모르고, 그 것이 두뇌 외부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 처럼 오해하고 있어서,
그 것을 스스로 자유 자재로 다룰 줄 모르는 사람으로선 불가능한 일 이다.
물론, 그걸 모르다는 것 조차 모르면서 가르쳐 주려는 사람의 말에 코웃음이나 비아냥응 일삼는 사람도 마찬가지고...
자신이 하는 그 어떤 일도 실제로는 "짐"이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1. "너무나 무겁고 감당하기 힘든 일"
2. "너무나 재미없고 하기싫은 일"
3.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4. "안 하는 것 보다는 나으니 하는 일"
5. 무심한채로 하는 일.
6. "자기의 인생에 필요하고 유익한 일" 이라는 등등의 마음이,
"짐"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 일에 "무게"로 연결되어 있다.
위의 순서를 음미해 보시면 그 "무게"의 경중(輕重)도 짐작될 것 이다.
대체로 위의 순서가 앞일 수록 무거움이, 뒤일 수록 가벼움이 느껴지리라.
특히 5번과 6번의 경우에는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으리라.
운동선수가 되려는 훈련생, 출세하려고 공부하는 응시생,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녀, 직무를 담당하는 직장인, 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등등이 자신이 하는 일에 "무거운" + "짐" 이라는 마음이 먹어져 있다면 어떻겠는가?
사람이 "짐"이라고 하는 그 것을 양면으로 볼 수가 있다.
"짐(채찍)"이라고 볼 수도 있고 "보상(당근)"이라고 볼 수도 있다.
채찍을 맞으면서 지고 나르는 노예에게도, 그걸 이행하면 의식주 내지 생명 연장의 허용이라는보상이 있으니 복종하는 것 아니겠는가......
사람, 그 정신이 하는 일 중에는
1. 스스로 심사숙고하여 하자, 말자고 결정하여 하는 자유로운 일이 있는가 하면,
2. 스스로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저절로 (두뇌 속 의식계에서) 정해져서 "싶다", "싫다"고 여겨지는 일이 있다.
정신이 지헤로울(현명할) 수록 위 1의 양이 많고, 2가 적고,
자각이 없을(우매할) 수록 위 1의 양이 거의 없고 2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짐", 특히 "너무나 싫고 무거운 짐"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되지도 않을 일,
할 수도 없는 일,
하면 크게 해로울 일에 "추구하는 마음"이 붙어 있으면 "너무나, 감당할 수 없고 괴로운 짐"이 된다는
것을 아는 이 그리 흔치 않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