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 혼자 누워 있는데 미운 놈, 고운 님을 만나게 되다니....
죽은지 오래일 수도 있고, 이민갔다더니 살아 있는 지도 모를 수 있고,
서울에, 세종에 산다는 소리만 들었을 뿐일 수도 있는 그런 사람(?)들을....
[엄연한 사실]은, 방 안에 이 사람(자기)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 이다.
"분명한 현상"은, 미운 놈과 고운 님이 내 앞에 나타 나 있어서 내가 알고 있다는 것 이다.
[엄연한 사실]도, "분명한 현상"도 틀림앖는 진실이다.
방 안에 그 어떤 타인도 없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내(두뇌 속의 정신) 앞에 "미운 놈", "고운 님" 등등(意識)"이 등장해서 내가 알고 있음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엄연한 사실]과 "분명한 현상"이 동시에 공존하는 경우에도, "분명한 현상"이 [엄연한 사실]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다르기 마련이거늘 하물며 [엄연한 사실]이 아닌 "분명한 현상'만 있는 경우를 [엄연한 사실]처럼 여겨지는 현상은
엄밀히 말 하자면 환상, 환청이라고 할 수 밖에.....
바로 사람들(그 정신)이 알고 있는 미운 놈, 고운 님의 거의 모두가 두뇌 속 "분명한 현상"에 더도 덜도 아니다.
더 아니기 때문에 [엄연한 사실](실존재)일 수 없고, 덜 아니기 때문에 "분명한 현상" 아닐(모를) 수 없다.
그들이 살고(?)있는 집이 바로 자기의 두뇌 속 의식계의 "움"자(字)가 붙은 움막이다.
그리움, 미움, 원망스러움, 후회스러움, 저주스러움, 미련스러움, 바보스러움, 장난스러움 등등...무수하게 많다.
그 속이 일반적, 추상적으로 비어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속에 개별적, 구체적인 의식이 들어 있으면 그 이름에 상당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리워, 미워, 후회, 저주, 미련, 바보, 장난을 해야만 할 책임, 의무등이 생기고 그걸 해소하지 않으면 숙제가 된다.
사람들이 그걸 쉽게 다루지 못 하는 원인이 과연 무얼까?
위와 같은 정체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분명한 현상"을 [엄연한 사실]인 것 처럼 오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빈 방 안에 실제로는 없는 미운 놈을, 고운 님을 어찌 하리오.
두뇌 속에만 떠 올라있는 그런 자(의식)들을 될 수 있고, 할 수 있고, 하면 결과가 유익하게 다루기가 어렵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