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6근(눈, 귀, 코, 혀, 피부, 언어기능)이 있어서,
6경(색, 성, 향, 미, 촉, 語)이 생겨 나고,
그 6에 6심( 비교, 호오, 평가, 판단, 선택, 결정)이 연결되고,
그 것이 3세(현재, 과거, 미래)와 연결되어 [ 6경X6심X3세=108 ] 가지의 번뇌가 발생한다는 것이
소위 108 번뇌설중의 하나이다.
여기에는 중대한 것이 빠져 있으니,
사람에게 위와 같은 108번뇌 운운하는 것이 담기는 두뇌가 있다는 것,
두뇌 속 공(컴퓨터 본래의 능력), 사고체계(하드 웨어), 습성체계(솦트 웨어)의 산물이라는 것,
그 것을 다루는 기관인 정신(내 자신)에 관한 언급이 빠져 있다.
구체적으로 하나의 번뇌를 상정해 보기로 한다.
눈(眼根)으로, 어떤 여인의 모습을 본 기억(色境)이 생겨 나서 그 것에,
이뻐서 친하고 싶다는 마음(心)이 생겨 났으나,
그걸 실현할 수단과 방법이 없어서 괴롭다는 것이 하나의 번뇌이다.
위의 눈(眼根)을 귀, 코, 혀, 피부, 언어기관 등으로 바꾸어서 접촉이 가능하고(6根),
위의 색상 정보(眼識) 대신에 소리, 냄새, 촉각, 언어등으로 바꾸어서 정보(識)화가 가능하고(6境),
위의 비교(心) 대신에 호오, 평가, 판단, 선택, 결정등의 마음을 연결하여 의미(意)화가 가능하고(6心),
위의 과거(기억) 대신에 현재, 미래등을 연결하여 시대 구별이 가능하다.(3世)
이는 복잡한 것 같지만, 몇 가지만 실험해 보면 쉽게 이해 가능하다.
여기서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위와 같은 108번뇌라는 것이
그 사람의 두뇌 바깥에 실제로 있는 사실이 아니고,
두뇌 바깥에 실제로 있는 사실 때문에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오직 그 사람의 두뇌 속에만 형성되어 있는 의식적 상태일 뿐 이라는 사실이다.
또, 그 108 번뇌라는 것 속 이나 겉 이나 어디에도
실제로 그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정신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그 사람에 관한 의식(我意識, 약칭하여 "나"라는 주인공 의식)만이 있을 뿐 이다.
그런데도, 그 사람의 두뇌 속 정신이 그 자리(此岸) 건너편(彼岸)에 있는
위의 "나"를 자기(사람), 자신(정신)이라고 여기는 착각에, 그 "나의 상황"을 현실처럼 혼동에 빠져 있기
때문에 번뇌라 할뿐, 실제로는 하나의 꿈과 같다.
"이 사람의 두뇌 속에 펼쳐지고 있는 하나의 드라마에 "나"라는 주인공이 등장해 있구나.."하고 알면 정상이지만,
그걸 모르니 지금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자기가, 자신이 과거로, 미래에 있는 것 같은 주인공인 것 처럼 착각과 혼동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정신이 완전히 잠에 들지 않으면 지적(知的)으로 완전한 어둠(暗)이란 없다.
마찬가지로 완전히 자각하지 많으면 완전한 밝음(明)도 없다.
완전히 깬 상태도, 완전히 잠든 상태도 아닌 어리석은(愚) 상태를 새벽(昧)과 같다고 비유적으로 우매(愚昧)라 한다.
번뇌를 하나 하나씩 해결하려고 하다가는 일생 동안 그 일을 마치지 못 한다.
어쩌면 그대로 번뇌에 시달리며 사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오히려 더 번거롭고 괴로울 수도 있다.
단 한 순간에 번뇌라는 것의 정체와, 그 것을 대(對)하는 내 자신의 정체와 본분, 그리고 의식 다루기에 있어서의
완전한 자유와 전적인 책임만 제대로 이해하면 무슨 번뇌가 남아 있으리오.
1. 안 되는 걸 바라다니...
2. 못 하는 걸 하고파 여기다니...
3. 하면 안 돼는 걸 완전히 포기하지 않다니....
위의 세 가지에 속하지 않는 번뇌가 있으면 제시해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