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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孤獨), 이라는 이름의 병.

나 아닌 내 2022. 11. 19. 13:05

독일의 [키에르 게고르]가 쓴 위 제목과 유사한 이름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고독(孤獨)"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는 전제로 쓴 책이지,

그 것이 무슨 뜻의 단어인지 그 뜻(즉, 고독의 정체)을 밝힌 바 없었다.

 

사람들에게 "고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 고독이 고독이지....

-. 외롭게(孤) 홀로(獨), 또는 홀로 외로움이지....

이런 식이 아닌 답을 듣기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면 다시 "외로움(孤), 홀로(獨)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외로움이 외로움이지, 외롭지 않음과 상대적이지...

홀로가 홀로이지, 홀로 아님(여럿이서)과 상대적이지....

역시, 이런 식이 아닌 답을 듣기 어려우리라.

 

이상 문답은 한문 글자를 우리 말로 번역한 것 이니 ,

질문(한문)과 대답(우리 말)이 같은 동어반복과 다르지 않다.

고로 실질적으로는 아무 뜻도 없는, 대답(실질)없는 대답(형식)일 뿐 이다.

 

위의 문답 과정에 "상대적" 이라는 말이 등장해 있다.

모든 상대적인 말은 두뇌 바깥에 존재하거나 할 수 있는 사실에 관한 서술어(語)가

아닌, 두뇌 속에서의  - 비교, 평가, 판단, 선택, 결정등 - 의미어(意), 즉 마음이라는 것 이다. 

 

이로써, 고독의 정체를 밝히는 1차 관문을 통과하게 된다.

즉, "고독"은 두뇌 속에 형성된 마음(意)의 일종이라는.

"고독하지 않음" 또는 "여럿이 함께" 라는 말과 상대적인 마음이라는.

 

자,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조건적 상황일 때를 고독이라 하던가?

결론부터 말 하자면,

1. 두뇌 속에 형성된 "함께 있어야 ㅇㅇㅇ한 사람이라는

마음(意)을 연결할 이러 저러한 사람(識)이, 

2. 곁에 실제로 없어서(識) 고독하다"는 것 이다.

 

위의 풀이에서 1(함께 있어야 ㅇㅇㅇ한 이러 저러한 사람이라는 意識)을 

고독의 원인(因),

2(곁에 실제로 없어서라는 현실?) 를 고독의 조건(緣)이라 하고,

그 둘을 합쳐서 고독의 인연(因緣)인, 고독(果)이라 한다.

 

그런데, 위의 2를 설명하는 글의 괄호 안 끝 부분에 "현실?"이라는

부분을 주목하시기를....(왜 현실 다음에 ? 했을까를...)

현실이 아닌 것을 현실처럼 알고 있다는 뜻 이다.

 

두뇌 바깥의 현실에는 있는 것만 있고, 없는 것은 추호도 없다.

"곁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있을 수 없다.

"원하는 사람이 곁에 없다" 할 일이 엄밀히는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사람은 곁에 있어서 괴롭고(怨憎會苦), 원하는 사람은

곁에 없어서 괴롭다(愛別離苦)고 알고 푸념하는 일이 비일 비재하다.

실제로 곁에는 있는 사람뿐, 없는 사람이 없는데도 말 이다.

 

왜  이런 얼핏 보자면 너무나 터무니없는 일이 발생하는가?

바로 두뇌 속(의식계)과 두뇌 바깥(현상계)을 정확히 구별하여 알지 못 하기 때문이다.

두뇌 속엔 의식으로 있으나 두뇌 바깥엔 실제로 없는 것을 "없는 것", "없다"고 하고,

두뇌 바깥에 있고 두뇌 속에도 의식으로 있는 것을 "있는 것", "있다"고 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함께 있어야 할 필요가 있는(意) 이러 저러한 사람(識)"이 두뇌 속 의식에는 있고, 두뇌 바깥인

곁에는 전혀 없을 때 "고독하다", "고독"이라고 한다.

따라서 곁에 수십만 인파가 있더라도 고독하다 할 수가 있고, 

곁에 아무도 없어도 누군가 있기를 원하는 마음이 없다면 전혀 고독함이 없다.

 

복잡한 시장 속 인파에 뭍혀서도 고독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빈 방에 홀로 누워 있으면서도 귀챦은 사람이 많아서 번거롭다는 사람도 있다.

다, 그 사람의 두뇌 속 의식 때문이다.

 

여기까지 이해하게 되면 고독을 예방하거나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명확해 진다.

이루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사람과의 만남을 바라지 않는 것이 예방법이고,

그런 바램이 남아 있다면 "백해무익이구나..." 하고 선언함이 해소법이다.

 

고독하다고 괴로워 하는(?) 사람은 대체로 행복하면서 게으른 사람이다.

진실로 형편이 어려운(불행한) 사람에게 고독타령을 할 여유나 있던가?

부지런한 사람이 쓸데없는, 무익 유해한 일에 시간과 정신력을 낭비하던가?  

 

홀로 외로움(孤)이 병이 아니라, 홀로를 괴롭다(苦)하는 마음이 병일 수가 있을 뿐 이다.

함께 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사람과 따로 있음을 홀로라 여기면서 주변의 모두를

무시, 경시, 외면하는 병든 마음이 고독병이고, 그걸 제대로 다루지 못 하는 정신이

우매하고 나태한 의사환자(?)일 뿐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