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 좋은 거"라는 소리들을 더러 듣는다.
"그게 무슨 -뜻이 있는- 소리냐?"고 묻기라도 하면,
"그럼 좋은 게 좋은 거지, 좋은 게 나쁜 거야!?", 또는 "나쁜 게 좋은
거냐!?" 하는 힐책성 반문이나 듣게 된다.
"좋은 게"와 "나쁜 거"가 -손 바닥과 손등 처럼- 상대적 언어(意)인
줄 알기나 하는지....
"좋은 게"는 "좋은 것이"의, "나쁜 게"는 "나쁜 것이"의 줄임말 이다.
"좋은 것"("나쁜 것",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도 마찬가지)은
두뇌 속에 "좋은(好意)"이라는 마음이 연결되어 있는 기억이나 상상인
정보(識)"를 합친 의식(意識)을 일반적인, 추상적인 "좋은(意) 것(識)"
이라 하고,
그 정보(識)가 개별적,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을 때 개별적, 구체적인
"좋은(好意) 그(이, 저) 것(識)" 이라고 한다.
"좋은 것" 이라는 말의 뜻이 일반적, 추상적인 뜻 이고,
대상인 정보(識)를 이름(名)이나 서술(述)로 (예: 이 물건, 저 사람, 그 일로)
특정해 놓고, 거기에 "좋은(好意)"라는 마음이 연결된 것이 개별적,
추상적인 뜻 이다.
따라서 "좋은 것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이 어떤 뜻을 물음인지 먼저
확인하고 대답해야 한다.
1), "좋은 것" 이라는 복합어의 뜻이 무엇인지 묻는지,
2), 당신의 두뇌(마음통) 속에 형성되어 있는 것(기억,상상) 중에 어떤
것이 좋은지를 묻는지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
이론상으론 위와 같은 두 가지 뜻 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사람들의 두뇌
속엔 위 1)(추상적, 일반적인 뜻)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없고, 2)(개별적,
구체적인 뜻)만 있어서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문답하게 된다.
"그대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a,b,c,d 등등등 이다"
"좋은/나쁜" 이라는 뜻(실질)도 -두뇌 속에 의식되어 있지 않아서- 모르면서,
그런 딱지(형식)만 붙여 놓고, 그런 딱지 그대로가 실질인 것 처럼 알려짐에
빠져있으니 "좋은(딱지)이 좋은(딱지)" 이라고 말고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으리오.
이제 관점을 달리 하여 [한 사람(전체)]을 자기라는 생명체(이하 [자기]라 약칭),
정신이라는 행위주체(이하 [내]라 약칭), '나'라는 의식적 주체(이하 '나'라 약칭)
의 3위일체(三位一體)로 보고, 그 셋의 위계(位階)를 다음 세 가지로 정립해
보고자 한다. (물론, 더 많이 여러가지로 정립할 수도 있지만...)
a형 1 상위. [자기] - 2 중위. [내] - 3 하위. '나' = [자기]를 잘 살기로, '나'를 자료로.
b형 1 상위. '나' - 2 중위. [내] - 3 하위. [자기] = 마음대로 기, [자기]를 수단이나
도구로.
c형 1 상위. [내] - 2 중위. '나' - 3 하위. [자기] = 내 뜻대로 하기, 마음대로의 인생.
위의 세 유형을 요약한다면,
a형(人本주의), b형(마음대로), c형(내 뜻대로) 이다.
자,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서 하나의 예를 들어서 위의 세 유형에 대입해 보자.
"너무나 너무나 '좋은 그 사람'이지만 만날 수 없어서 죽을 만큼 괴로운 그리움"
을 안고 살아간다는 사람은 어느 유형에 속할까, 당연히 b형(마음대로)이다.
'나'에겐 "좋은 것"인데, [자기]에겐 얼마나 불필요, 불편, 불리하여 나쁜 마음이고,
[내]겐 또 얼마나 골치아픈 숙제만 줄뿐인 고약한 마음 아니고 뭔가?
이래도 "좋은 게 좋은 것" 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내]가 스스로(自) 주도하여 그 "좋은 그 사람"이라는 '나'의 마음을
[자기] 인생에 백해무익하고 [내]게 쓰레기 같은 과제물이라 확인 사살하는
것을 "좋은(好意) 이 일(識)"이라는 의식을 새로 만들어서 변경하면
[자기]와 [내]게는 좋은 내지는 편한 일 이지만, '나'에게는 죽는 것 만큼
나쁘다(싫다) 않겠는가?
그러니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을 섯불리 하거나, 휩쓸리듯 빠지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시간적으로 그때는 마음이 좋았는데, 지금은 좋지 않고, 언젠가는
나쁠지도 모르지 않는가?
공간적으로 자기에겐 좋은데, 상대에겐 좋지 않을 수도, 주변 사람
내지는 사회적으론 나쁠 수도 있쟎은가?
자기라는 한 사람에게도 마음으론 좋은데, [내](정신)겐 골치아픈
과제라 불편하여 나쁘고, [자기](생명체)엔 시간, 노력, 비용만 낭비
될 뿐 해롭기만 하여서 나쁘다 할 일이 드물지만도 않쟎은가?
"그래서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라, 좋지 않을 수도, 나쁠 수도 있어,
잘 살펴 검토해 봐야 해" 함이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