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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시(同一示)"라는 거대한 함정.

나 아닌 내 2024. 11. 12. 01:18

"동일시(同一示)",
"동일하지 않는 것이 동일하게 보여 진다"는 뜻 이다.
"a가 -a로 보이지 않고- b 인것 처럼 보여 진다"는 뜻 이다.

보는 자(觀者) 스스로 동일하게 본다(視)는 뜻이 아니라,
보는 자 에게 동일한 것 처럼 보여 진다(示)는 뜻 이다.

a와 b는 아무리 비슷해도 비슷한 정도가 클 뿐 동일할 수 없다.
그렇지만, 사람의 정신 수준 여하에 따라서 유사한 a와 b를
구별하지 못 하면 a가 b인 것 처럼 보여지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그래서 인류에게 오래고 광범위한 함정이 되고 있다.

왜 동일시를 함정(陷정)이라고 하느냐 하면,
a를 a라고 알고 다루어도 실수가 일어나는 일을 막기 쉬운 일이 아닌
데 , a가 아닌 b를 a라고 알고 다루어서 일어나는 실수와 그로 인한
부작용 이라는 것이 함정에 빠진 것 같다는 뜻 에서다.

범인 아닌 [사람]을, 제 마음 속 "범인"과 같다고 보여질 때, 그 의식
에 "틀림없다"는 확신하는 마음(確信意)이 연결되면 어떤 일이 발생
하겠는가?(소위 "의심증"은 다른 것이 같다고 믿어지는 맹신증이다)

인류 역사에는 [사람]을 범인인지 아닌지를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판단
하지 않고, 제 마음을 자의적(恣意=마음대로 방자하게)으로 적용하여
처형한 사례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무고한 사람을 잔인하게 회유, 위협,
고문하여 처벌한 조작질이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니....

소위 "혼동(混同)"은 두뇌 바깥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두뇌 속에서 그 사람의 정신, 즉 [내]가 알지 못 하는 가운데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동일시"에 빠진 정신은, 스스로는 그런 줄을 모른다.
단순히 모를 뿐만 아니라, 동일시가 아니라 제대로 안다는 확신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함정인 것 이다)

이제 동일시 현상을 나열해 보이고자 한다.

1). 꿈(a)이 현실(b)인 것 처럼 보여짐,
2). 스크린 위의 영상(a)이 현실(b)인 것 처럼 보여짐,
3). 두뇌 속 기억이나 상상인 식(識)이, 현실(b)인 것 처럼 보여짐,
4). 두뇌 속 상대적 언어(意)인 마음(예 : "거대한", "부유한", "행복한",
"사랑스런", "얄미운" 등등)이, 두뇌 바깥에 있는 사실에 있는 성질이
거나, 그런 사실이 있는 것 처럼 보여짐,

5). [내]게 알려지고 있는 '이 사람', '내 자신', '나'라는 이름의 의식적
주체가 [내] 스스로인 것 처럼 보여짐(착각),
6). 하나(약간)만 알면서 "모두가 그렇다"고 일반화 되어 보여짐,
7). 이미 알고 있는 바(제 마음) 그대로일 것 이라고 믿어져서 보임(망상),
8), 제가 알고 있는 마음(意識)대로 잘 될 것 이라고 보여짐(낙관),
9). 제가 알고 있는 마음(意識)대로 잘못 될 것 이라고 보여짐(비관),
10) 다른 주장들이 다르게 들리지 않고, 옳다/그르다로 들려짐.(일
종의 환청이다)

이상 대충 살펴 본바 10가지를 나열해 보았지만 사람들(그 정신)이
실제로 겪는 "동일시란 함정"의 수(數)는 실로 엄청나게 많다.

단지 동일시란 것의 정체도, 그 것이 함정인 줄도, 그 함정에 빠진 줄도,
헤어날 줄도 모르고 살아 갈 뿐 이다.

마치 사냥꾼 총구 앞에 엉덩이만 내 놓고 눈 감은 장끼(숫 꿩)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