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여기서의 단어 뜻부터,
실상(實相) : 사람의 두뇌 바깥에 [실제로 있는 그대로]라는 뜻이다.
이하의 眞相, 想相과는 전혀 상관없는.
진상(眞相) : 과거의 어떤 순간에 사람이 감각적으로 경험했던 기억(驗識)이란
뜻이다.(사람마다의 진상은 유사할 수는 있어도 동일할 수는 없다)
가상(假想) : 자기의 두뇌 속에 형성된 합리적 추리나, 상(相)과 유사한
가정적(假定的)인 정보(想識)라는 뜻이다.(예측, 예상, 공상)
사람마다 같을 수는 물론이고, 유사한 경우도 거의 없다.
위의 실상은, 사람이 순간적, 부분적으론 감각기관(5官)으로 대(對)할 수가
있지만, 사람의 정신(즉, [내] 스스로)으로선 의식(意識) 일 수 없는 [실상
그대로]의 흐름을 전부는 고사하고 추호도 대(對)하여 알(觀) 길이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
단지, 감각적으로 대(對)하여 획득된 촉각정보(색성향미촉어인 識)를 아는 것이
곧 진상(眞相)이다.
따라서 실상인 모습(相)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의 순간적, 부분적 일부에
대한 정보(識)를 알면서, 그것이 실상 자체를 아는 것처럼 여겨질 뿐이다.
가상(假想)은 두뇌 속 모습(相)은 체험된 진상과 같지만, 경험 없이 오직 마음
(心 = 두뇌 속 작품)으로만 이루어진 모습(想)이란 뜻이다.
감각적 접촉인 경험으로 이루어 진 정보(驗識)가 아니라, 오직 두뇌 속 작업(想心)
으로만 이루어 진 정보(想識)이기 때문에 진상(眞相)과는 물론이고, 실상(實相)과는
전혀 무관하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대우주를 창조한 창조주라는 상상도 두뇌 속에 만들 수
있으니 글자 그대로 상상의 자유는 무궁, 무진, 무한이다.
상상할 자유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상상하지 않을 자유도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그 상상한(또는 안 하거나 못한) 자유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전적으로
그 상상자(본인의 정신)의 몫이지만.....
어떤 사람이 죄를 지었느니, 안 지었느니 하는 시비(是非)를 가리려는 재판을 한다.
누구나 그 나름의 진상(眞相인 驗識)을 아는 이도 있고, 모르는 이도 있다.
그러면서 그 나름의 가상(假想 = 무경험인 想識)을 품고 있는 이도 있고, 없는 이도
있다.
행위 당시의 실상이 대부분 변하고 일부가 "남아(?) 있다" 하면서 제출된 것을 소위
"증거"라고 한다.
[그 증거가 어떤 행위에 연결된 실상] 그대로일 수 있는가, 전혀 없다.(실상이 변해서)
그럼에도 가상적 추리로 서로 관계가 있다는 사실판단을 "인과관계 성립"이라 한다.
실상은, 찰나의 멈춤도 없는 흐름으로 그냥 존재할 뿐이지, 사람의 주장이니 입증
이니, 판결이니 하는 것으로 추호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개인의 두뇌 속에만 있는 진상, 가상은 실상과는 전혀 무관하게 거의 불변이다.
그런데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 두뇌 속의 편협한 진상보다 더 허황한 가상을
빙자하여 그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심판을 해 댄다.
"내, 안 봐도(진상조차 없어도, 가상만으로) 다 안다(실상을)"고 남을 심판하는 자,
그 우매함으로 타인은 물론이고 그 본인의 인생도 얼마나 시련에 빠트리는지.....
예컨대, 어떤 증인이 "내가 그 자리에서 여차저차하게 분명히 보고 들었다" 하는
말을 할 때 그것을 들은 사람 누구에게나 그 진술은, "그런 하나의 진술"로선 진상
이지만, 그 진술 이상의 진상(眞相), 특히 그 사건의 실상(實相)과는 전혀 무관하다.
"아니다, 내가 보고 듣은 바로는 그런 일 전혀 없었다" 하는 말도 "그런 하나의 진
술" 그 이상의, 이외의 진상도 아니다.
어느 것이나 듣는 이 에겐 하나의 진술로선 진상(眞相)이지만, 실상(實相)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
"어느 진술(眞相)이 실상(實相) 일 것"이라고 함은, 하나의 제 가상(가정적 상상)
을 믿음일 뿐이다.
"법관의 자유심증"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아는 이 얼마일는지....
그 사건의 실상은 이미 변하고 없으므로, 각자가 그 가상(假想)으로, 실제로 본
진상(眞相)인 것처럼, 게다가 마치 실상(實相)을 안다는 것 처럼 떠드는 것이
검사, 판사일 수 있다고 그 흔한 가상이나 한번 해 보는 이, 과연 하나라도 있을까?
"내 경솔한 가상을 근거로 하는 판결 하나로 누구의 인생은 쪽박, 폭망이 될 수도
있겠구나..." 성찰 한 번쯤 해 보는 현명한 법관이 너무나 아쉽고도 아쉽다.
하물며 갑남을녀 각자가 제 멋대로 타인을, 자기를 가차 없이 심판하는 덫의
폐해가 극심하지만, 인류는 그런 일에 추호의 의문조차 없으니....
[누구나 제 나름의 진상, 상상은 알지만, 실상은 전혀 모른다]는 것이 영원히
불변일 텐데도.......
인류에게 위대한 스승인 [쏘크라테스]가 그리운 밤이다.